43일 만에 3승, 70억 번 셰플러…세계 1위 자리도 꿰찼다

입력 2022-03-28 17:38   수정 2022-04-27 00:02


스코티 셰플러(26·미국)는 2020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데뷔했을 때부터 ‘준비된 챔피언’으로 불렸다. 월등한 기량으로 신인왕을 거머쥔 그를 두고 많은 사람은 “첫 우승이 2021년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70경기를 치르는 동안 준우승 두 차례, 3위 세 차례를 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랬던 그가 올 들어 ‘우승 사냥꾼’으로 변신했다. 28일(한국시간)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델테크놀로지스매치플레이(총상금 1200만달러)를 끌어안으며 최근 다섯 경기에서 3승을 쌓은 것. 지난달 피닉스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지 43일 만이다. ‘덤’으로 세계랭킹 1위 타이틀까지 얻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골프장(파71·710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셰플러는 거침없이 질주했다. 5일 동안 최소 100홀 이상을 돌아야 하는 매치플레이는 고도의 집중력과 체력 없이는 우승을 넘보기 힘든 경기 방식이다. 셰플러는 압도적인 기량으로 ‘매치 킹’에 올랐다.

준결승전에서는 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38·미국)을 갖고 놀았다. 전반에만 버디 4개를 앞세워 4홀 차로 앞섰다. 9번홀(파4)에서 보기로 한 홀을 내줬지만 10번홀부터 두 홀을 연달아 잡으며 5홀까지 격차를 벌렸다. 존슨이 12번홀부터 내리 세 홀을 따내며 뒤늦게 추격에 나섰지만 저 멀리 날아오른 셰플러를 떨어뜨리지는 못했다. 그는 16, 1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1홀을 남기고 3홀 차로 승리를 따냈다.

‘매치 달인’ 케빈 키스너(38·미국)와 만난 결승전에서도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였다. 2, 4, 6번홀을 따내며 3홀 차로 앞서나간 그는 14번홀(파4)에서 버디로 한 홀을 더 잡으며 4홀 차로 달아났다. 이후 15번홀에서 비기면서 3홀을 남겨두고 4홀 차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12번홀(파5)에서는 벙커샷을 버디로 엮는 그림 같은 장면을 만들어냈다. 우승이 확정되자 셰플러는 아내와 포옹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늘 내 꿈을 잊지 않았다”며 “골프와 경쟁을 좋아한다”고 했다.

2020년 PGA투어에 데뷔한 셰플러는 ‘무관의 강자’였다. PGA 챔피언십 공동 7위, US오픈과 디 오픈 공동 8위 등 3개 메이저대회에서 톱10에 오르는 꾸준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우승컵을 들지는 못했다. 지난해 말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위크는 셰플러를 2022년 생애 첫 승을 올릴 기대주로 꼽기도 했다. 결국 지난달 피닉스 오픈에서 첫 승의 물꼬를 튼 뒤 5개 경기 만에 3승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셰플러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평균 비거리 308.9야드(28일 기준)로 PGA투어 랭킹 21위에 올라 있다. 그린 적중률(15위)과 퍼팅(15위)도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이번 우승으로 셰플러는 상금 랭킹(739만달러)과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2170점) 모두 1위에 오르며 남자 골프의 새로운 대세가 됐다. 첫 승을 거둔 해에 메이저대회를 한 번도 치르지 않고 1위에 오른 건 셰플리가 처음이다.

셰플러는 43일 동안 우승 상금으로만 70억원을 벌어들였지만 검소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셰플리는 고등학교 때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2012년산 트럭을 아직도 몰고 다닌다. 주행거리가 18만 마일(29만㎞)에 이르지만, 셰플러는 주변에 “아직 잘 작동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분간 차를 바꿀 생각이 없다는 얘기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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