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뛰고…외곽 신축은 미계약 속출

입력 2022-03-28 17:34   수정 2022-04-05 15:17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와 재건축 단지들이 최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서울 외곽 지역과 경기도에선 매매 가격이 하락하고 미분양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강남 등을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강해지는 데 비해 외곽 지역은 매매와 분양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등 수도권 주택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서울 외곽에서도 미계약 속출
28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공급한 경기 의왕시 포일동 ‘힐스테이트 인덕원’은 349가구 모집에 8만892명이 몰려 평균 231.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22~25일 당첨자가 대거 계약을 포기해 27일 추가 모집을 했다. 민간 임대주택인 이 단지의 전용면적 74㎡ 임대보증금은 8억9800만원, 월 임대료는 100만원이다. 분양가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임대 기한 만료 후 분양가는 전용 74㎡ 기준으로 1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근 ‘인덕원 푸르지오엘센트로’(2019년 준공) 전용 84㎡의 직전 실거래가(16억3000만원·2021년 6월)가 16억3000만원이란 것을 고려하면 분양가가 높은 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포일동 A공인 관계자는 “‘입지에 비해 비싸다’ ‘상투 잡는 것 아니냐’며 계약을 포기한 당첨자가 여럿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올 1월 분양된 강북구 미아동 ‘북서울 자이폴라리스’(투시도)도 30일 미계약분 18가구에 대한 이른바 ‘줍줍’(무순위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이 단지는 1순위 청약 당시 평균 34.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종로구 숭인동 ‘에비뉴청계Ⅰ’과 동대문구 장안동 ‘브이티스타일’, 관악구 신림동 ‘신림스카이아파트’ 등도 이달 들어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 분양시장은 입지와 분양가에 따라 성적표가 갈리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비싼 가격에도 단기 차익을 노리고 뛰어들었던 투자자들이 발을 빼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자칫 비싸게 샀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된 것도 미분양이 늘어나는 이유다.
강남 단지들은 신고가 행진
강남권 매매 시장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1차’ 전용 183㎡는 17일 59억5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썼다. 작년 1월 같은 주택형이 50억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약 1년 만에 9억5000만원 뛴 것이다. 19일에는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1차’ 전용 158㎡가 51억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29㎡ 역시 24일 63억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올초 거래가(61억원)보다 2억원 오른 가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전에 비해 0.01% 내렸다. 하지만 강남·서초구는 나란히 0.01%씩 상승했다. 강남·서초구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1월 넷째 주 이후 8주 만이다.

오는 5월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재건축 활성화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보유세 강화로 ‘똘똘한 한 채’만 남기려는 경향이 짙어진 것도 강남권 아파트 몸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를 작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다주택자는 세 부담 완화 대상에서 빠졌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양극화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다주택자 압박에 수도권 비인기 지역이나 지방 주택을 처분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서울 인기 지역을 찾는 ‘똘똘한 한 채’ 수요는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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