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본사가 서울에 있어 처분권한을 갖는 서울시의 최종 처분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시는 건산법과 시행령 규정을 신중하게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건산법 제83조에 따르면 ‘부실시공으로 공중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 건설업 등록을 말소할 수 있다. 같은 법 82조는 중대재해를 발생시킨 건설사업자에게 영업정지를 최대 1년 명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영업정지와 등록말소 처분 기준이 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는 만큼 이를 자의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지난 24일 국토부에 공문을 보내 법과 처벌 적용에 대한 해석을 요청한 상태이고, 추가 법률 자문을 거쳐 처분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등록말소 혹은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질 경우 HDC현산은 신규 사업 수주가 금지된다. 기존에 수주해 인허가를 받아 착공한 사업은 계속 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수주를 마친 사업장에서도 계약 취소를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 서울 이문3구역 재개발 조합은 다음달 총회를 열고 시공권 박탈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처분 수위는 사실여부 조사 및 청문회 절차 등을 거쳐 확정된다. 서울시는 이르면 6개월 내 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6월 발생한 광주 학동4구역 참사와 관련해서도 서울시에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것을 요청한 바 있다. HDC현산이 처분 결과에 반발해 행정소송 등을 제기할 경우 실제 징계가 이뤄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HDC현산 관계자는 “이번 사고 이후 전사적으로 안전과 품질 시스템을 쇄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이후 대처 방안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이날 장 마감 후 HDC현산의 주가는 전일 대비 5.26% 하락한 1만6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신연수/양길성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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