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0.2%포인트 오른 2.9%로 집계됐다. 2014년 4월(2.9%) 이후 최고치다. 이번 조사에서 앞으로 1년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품목(중복 응답)으로 석유류제품(83.7%), 농축수산물(32.6%), 공공요금(31.5%) 등이 꼽혔다.
소비자의 기대를 반영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은 실제 물가에도 반영되는 만큼 인플레이션 악순환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물가가 뜀박질할 것이라는 전망에 기대 인플레이션이 꿈틀거리고 그만큼 가계·기업이 임금과 물건값을 올릴 가능성도 높다.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임금·제품값 상승→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달보다 7포인트나 상승한 104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100보다 클수록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가 그렇지 않은 곳보다 많다는 의미다. 작년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6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하며 지난달(97)에 2020년 5월(96) 이후 처음 100을 밑돌았다. 하지만 이달에 재차 100을 넘어선 것이다. 한은은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이 일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2로 2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1.3포인트 떨어진 뒤 한 달 만에 반등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소비지출전망은 114로 전달보다 4포인트 올랐다. 현재생활형편(90)과 가계수입전망(99)에는 변화가 없었다. 현재경기판단(71)과 향후경기전망(87)은 모두 전달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1월과 2월 시장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의 영향으로 사상 최고 수준(139)까지 치솟은 금리수준전망 지수는 136으로 한 달 사이 3포인트 떨어졌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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