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리셀 플랫폼인 ‘크림’이 중개 상품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한다. 리셀 플랫폼이 소비자에게 수수료를 부과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수수료 무료 경쟁으로 적자가 심화되자 수수료를 책정하고 나섰다. 유통업계에서는 다른 리셀 플랫폼인 무신사 솔드아웃과 스탁엑스 등도 크림의 정책에 발맞춰 수수료를 부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리셀 플랫폼은 나이키 조던 등 한정판 상품을 사고파는 곳이다. 당근마켓, 중고나라에 비해 상품의 가격이 높기 때문에 크림처럼 중간에서 제품을 검수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이들은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고 상품을 검수해주는 대신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얻는다.
국내 리셀 플랫폼에는 네이버 크림과 무신사 솔드아웃, 스탁엑스 등 세 곳이 있다. 현재까지 크림을 비롯해 솔드아웃, 스탁엑스 등 리셀 플랫폼은 중개료를 무료로 제공해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각 플랫폼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적자를 감수하고 일단 이용자 수를 늘리는 정책을 취했다”고 말했다.
네이버 크림은 리셀 플랫폼 중 이용자가 가장 많은 만큼 적자 폭이 컸다. 지난 24일에는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로부터 300억원의 운영자금을 빌렸다. 작년 11월까지는 배송비 무료 정책을 유지했으나 12월부터 이를 폐지하기도 했다.
크림은 이용자를 상당수 확보한 만큼 점진적으로 수수료를 부과해 수익구조를 만들 생각이다. 업계 1위인 크림은 국내 리셀 시장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크림의 연간 거래액은 4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유통업계에서 추정하는 국내 리셀 시장 규모가 5000억~600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용자 대부분을 크림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이용자수는 50만명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크림의 결정으로 리셀 플랫폼의 수수료가 줄줄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리셀 플랫폼인 스탁엑스는 이미 미국에서 거래 수수료 8~10%를 부과하고 있으나 국내에 진출하면서 한시적으로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무신사의 솔드아웃은 아직 수수료를 인상 계획이 없으나 업계 1위인 크림이 수수료를 부과한 만큼 수수료를 책정할 가능성이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아직 수수료 부과 계획이 없다”며 “서비스 제공을 통해 이용자의 충성도를 높이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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