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종가집' LA공장 가동…김치 세계화 전초기지로

입력 2022-03-29 17:16   수정 2022-03-30 00:49


대상이 국내 식품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에 대규모 김치 공장을 완공하고 생산을 시작했다. 이 공장을 ‘김치 세계화의 전초기지’로 삼아 유럽과 캐나다, 오세아니아 등 서구권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상이 미국에 공장을 지은 것은 최근 방탄소년단(BTS), 오징어게임 같은 K콘텐츠의 인기 등에 힘입어 K푸드의 저변이 넓어지면서 김치 수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소비층도 한국 교민과 아시아계를 넘어 현지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에 종가집 김치 공장 건설
대상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지은 김치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LA 인근 시티오브인더스트리에 건설한 이 공장은 총 대지 면적 1만㎡(3000평) 규모다. 약 200억원을 투입해 연간 2000t의 김치 생산이 가능한 제조라인과 원료창고 등 기반시설을 갖췄다.

대상은 자동화 설비와 시설을 확충해 2025년까지 미국 현지 식품사업 연간 매출을 1000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대상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 대규모 김치 생산설비를 갖춘 국내 식품기업은 대상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대상 LA공장에서는 전통 김치의 맛을 살린 종가 오리지널 김치를 비롯해 현지 식문화를 반영한 비건 김치, 백김치, 비트김치, 피클무, 맛김치, 양배추 김치 등 총 10종을 생산한다. 김치와 함께 현지인의 입맛에 맞춰 핫소스처럼 묽은 제형으로 개발한 오푸드 고추장 6종도 생산한다.

대상은 LA공장 본격 가동을 계기로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미국 대형 매장 내 종가집 김치 입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종가집 김치는 2021년 월마트 입점을 시작으로 입점 매장 수를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 미국 내에서 유통하는 김치 브랜드는 현지인들이 쉽게 표현할 수 있는 ‘Jongga(종가)’로 정했다.

LA공장에서 생산하는 김치 제품의 주원료인 배추, 무, 파 등은 현지에서 조달한다. 대상은 수년간 시장조사와 연구개발을 통해 김치 맛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원료를 선정하고, 안정적인 현지 공급처를 확보했다.
“K김치 위상 높일 것”
LA공장은 대상의 열 번째 해외 생산기지이자 아시아권을 벗어난 첫 해외 공장이다. 대상은 1973년 인도네시아에 처음 진출한 이후 현재 베트남, 필리핀, 중국 등에서 식품과 바이오, 전분당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상의 종가집 김치 수출은 최근 K푸드 열풍을 타고 급증하고 있다. 2016년 2900만달러(약 354억원)에서 지난해 6700만달러(약 816억원)로 늘었다.

한국 김치 수출액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김치 수출액은 1억5990만달러(약 1949억원)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종가집 김치의 미국 수출액은 1617만달러(약 197억원)로 전년 대비 37.8% 늘었다. 2017년 400만달러에 비해서는 4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대상 관계자는 “아시아권에 수출되는 대상 종가집 김치 물량의 80% 이상을 현지인이 소비하는 등 K김치의 인기가 높다”며 “미국에서도 과거 김치 소비의 90% 이상이 현지 한인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최근 김치를 찾는 현지인이 크게 늘며 보편적인 식문화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종가집 김치는 미주와 유럽, 오세아니아,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세계 40여 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임정배 대상 대표는 “미국 시장은 김치 세계화를 위한 전초기지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LA공장이 안정화되면 향후 공장을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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