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수도 인근 이르핀 탈환…마리우폴은 사실상 러군 점령

입력 2022-03-29 17:46   수정 2022-03-30 01:01

우크라이나 군이 수도 키이우(키예프) 부근의 전략적 요충지인 이르핀을 탈환했다. 하지만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은 사실상 러시아 군 수중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평화협상은 재개됐다.

올렉산데르 마르쿠신 이르핀 시장은 28일(현지시간) “이르핀이 (러시아 군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됐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발표했다.

수도 키이우와 20㎞가량 떨어진 이르핀은 키이우주의 서북쪽 외곽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 군은 이달 초 이르핀 일부를 점령했으나 이날 우크라이나 군이 탈환에 성공한 것이다. 키이우 함락 걱정을 덜게 된 우크라이나 군은 다른 키이우 외곽 지역까지 되찾기 위해 반격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군이 화력을 집중해온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은 사실상 함락됐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이날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역 대부분이 러시아 군 수중에 넘어갔다”고 했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가 장악한 크림반도, 친러시아 성향 반군이 차지한 돈바스(돈네츠크와 루한스크주) 지역을 잇는 요충지다.

한편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미국 P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가 존립에 위협이 있을 때만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정권 교체를 촉구하는 듯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난 26일 폴란드 발언에는 “유감스럽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도덕적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미국의 정책 변화를 뜻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철회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2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대면으로 5차 평화협상을 했다. 협상은 네 시간 동안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협상단인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보좌관은 “우크라이나의 무조건적인 안전보장, 휴전, 인도주의 통로 등에 관한 결정을 포함해 전쟁 규범 준수를 다뤘다”고 했다. 5차 평화협상은 애초 30일까지 이틀간 열릴 예정이었지만 추가 회담을 할지는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양국의 평화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 및 우크라이나 협상단 일부가 지난 3일 독극물 중독으로 의심되는 이상 증상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브라모비치는 몇 시간 동안 시력장애를 겪기도 했다. 배후로는 러시아의 평화협상 반대파가 지목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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