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극지연구소는 극지(남극·북극)를 연구하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다. 극지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빠르게 받고 있는 곳이다.
극지연구소 연구원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분석하고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얼음과 눈에 가려 있던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것도 극지연구소가 주목하는 연구 분야다. 그래서 매년 수백 명의 연구원이 극지 현장을 찾는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혹한의 날씨와 해가 뜨지 않는 기간 때문에 현장 연구는 1년에 겨우 4~5개월 정도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극지연구소에는 국내서도 현장 연구를 이어가기 위해 빙하실험실과 운석보관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극지 현장에 못지않은 시설과 장비를 갖춘 극지연구소에서 기후변화 연구는 계속되고 있었다.
영하의 수온에서 서식하는 남극 해양생물에는 다른 바다생물에 없는 독특한 유전적 특징이 있어서 의약품, 식품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일반 아쿠아리움은 자연정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노폐물 제거를 위한 별도의 설비가 필요하다. 극지 아쿠아리움은 수온을 낮게 유지해야 해서 일반적인 설비를 사용할 수 없다. 강민구 극지연구소 문화홍보실장은 “연구팀은 남극에서 잡은 남극암치, 남극빙어 등을 극지 아쿠아리움에 적응시키고 수개월 넘게 기르는 데 성공했다”며 “국내에서 새끼를 부화시키고 양식하는 데 꼭 필요한 장비가 극지 아쿠아리움”이라고 설명했다.
북극해를 덮고 있는 얼음의 여름철 면적은 지난 40년간 약 40%가 줄어들 정도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이런 빠른 변화를 관측하는 데 인공위성이 활용된다. 김현철 원격탐사빙권정보센터장은 “우리나라 인공위성인 아리랑호 등에서 보내온 신호를 분석해 북극해 바다 얼음의 변화를 파악하고, 예측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며 “원격탐사빙권정보센터는 이 같은 극지 위성 관측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들은 극지에서 현장 활동에 나설 때 반드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장비를 소지하도록 하는데, 종합상황실에서는 이들의 이동 경로 파악이 가능하다. 아라온호가 남극해에서 조난당한 선박을 구조할 때 현장 상황실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극지연구소는 올해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각종 시설 개선과 신규 장비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매년 2000여 명의 방문객이 방문했던 곳이다. 오는 4월에 착공해 내년 말 완공 예정인 극지환경 재현 실용화센터는 공동 연구, 견학 등을 위한 공간이다. 극지연구소를 소개하는 홍보관도 올해 안에 리뉴얼 공사를 마치기로 했다. 강성호 극지연구소장은 “극지연구소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극지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SNS 소통을 활발히 하고, 세종과학기지나 장보고과학기지 등 극지 인프라를 메타버스 환경에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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