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30일 서울 명동성당 내 무료 급식소 '명동 밥집'을 찾아 배식 봉사활동을 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 정순택 대주교를 예방한 자리에서 선거가 끝난 뒤 명동 밥집을 찾아 봉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른바 '밥퍼 봉사'에 나선 윤 당선인은 이날 명동 밥집 문구가 쓰여 있는 갈색 앞치마를 두르고, 두건을 머리에 감싸 머리카락을 숨겼다. 음식의 뜨거운 열기에도 윤 당선인은 구슬땀을 흘리며 배식에 열중했다는 전언이다. 식사하는 노숙인 등을 배려해달라는 서울대교구 측 요청에 따라 해당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현장에 있던 인수위 관계자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정 대주교를 만나 지난번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해서 다시 방문한 것으로, 약 1시간 정도 봉사활동을 했다"며 "식사하러 오신 분들 가운데 형편이 어려우신 분들도 많이 계셨던 것 같고,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도 계셨다. 그래서 윤 당선인이 직접 식판을 가져다드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명동 밥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인 지난해 1월 염수정 추기경의 제안으로 문을 열었다. 매주 수요일·금요일·일요일에 무료로 음식을 제공한다. 정 대주교에 따르면 평일에는 600~700명, 일요일에는 800명 정도가 명동 밥집을 찾는다.
윤 당선인은 봉사에 앞서 정 대주교와 차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 대주교는 "선거 마치고 한 번 봉사를 오신다고 했는데, 그 바쁜 시간에 이렇게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지금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넘어서 통합의 정치를 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웃으며 "그래야죠"라고 화답했다. 윤 당선인은 이어 "제가 취임하고 (명동 밥집에) 오는 게 더 좋겠다고 생각했더니, (주변에서) 약속한 것이니까 빨리 가라고 했다"며 "제가 취임하고 또 여러 일정을 보고 (다시) 한번 (명동 밥집에) 오겠다"고 재방문을 약속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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