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는 이날 서울시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KT 주주총회가 열리기 직전 '일신상의 이유'로 물러났다. 박 대표는 올해 1월 안전보건업무 총괄(CSO)로 선임됐다. 그러면서 KT는 당시 기존 구현모 단독대표 체제에서 구현모·박종욱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업계는 박 대표의 자진 사퇴는 국민연금의 반대 때문으로 보고 있다.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한다"며 박 대표 재선임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앞서 박 대표는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로 약식 기소된 뒤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횡령 혐의로 약식명령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며 이후 정식 재판을 청구한 바 있다.
이날 KT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3명을 선임했다. 사내이사에는 그룹 시너지 강화 및 국내외 그룹사 육성, 전략적 투자, 제휴 추진 등으로 KT그룹의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윤경림 사장이 신규 선임됐다.
사외이사에는 현 KT 이사회 의장이자 과학기술부 차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원장을 지낸 유희열 사외이사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정책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재선임됐다. 또한 라이나생명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홍 벤자민(Hong Benjamin)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는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지냈던 김용헌 세종대 석좌교수가 선임됐다.
KT는 정관 일부를 변경해 마이데이터 사업추진을 위해 ‘본인신용정보관리업 및 부수업무’를 목적사업에 추가했다.
이를 통해 통신과 금융 데이터 등을 융합한 초개인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존에는 주주에 대한 배당을 ‘금전’과 ‘주식’으로 한정했지만 ‘기타의 재산’을 추가해 향후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며 주주환원 방법을 다양화했다.
이날 구현모 KT 대표는 주총에서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지주형으로의 전환에 관심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한 주주가 지주회사 개편에 관해 질문하자 "지주형 전환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고, 그렇게 된다면 KT 주가는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올해 자회사들의 IPO(기업공개) 계획과 구상이 언급됐다. 구 대표는 "올해 IPO 준비 기업은 밀리의서재와 케이뱅크이고, 케이뱅크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IPO를) 준비 중이다"라며 "BC카드 등을 포함한 몇몇 회사들도 IPO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