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7조8000억원대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2019년(5조3131억원)과 2020년(7조3659억원)에 이어 3년 연속 역대 최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은이 31일 발표한 '2021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세후)은 7조8638억원으로 2020년 보다 498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한은의 당기순이익이 확대된 배경은 외화자산운용이자 감소 등에 따라 총수익이 감소해서다. 유가증권매매손, 통화안정증권이자 등 총비용이 더 큰 폭으로 줄었다. 한은의 이익은 주로 외화자산 운용 등 유가증권 이자에서 발생하며 비용은 통화안정증권 발행 때 나온다.
유성욱 한국은행 예산회계팀장은 "예금과 주식을 함께 운용하고 있는데, 주식 매매 이익이 증가하면서 유가증권 매매 이익이 늘었다"며 "통안증권 발행잔액이 감소하면서 이자비용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법인세 등으로 납부한 금액은 2조8776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9년 2조441억원으로 사상 첫 2조원을 돌파한 후 3년 연속 2조원대를 유지했다.
한은의 총수익은 19조832억원으로 전년보다 7822억원 감소했다. 유가증권 이자는 4963억원 줄고, 외환매매이익도 3281억원 감소했다. 반면 유가증권매매이익은 3589억원 늘었다. 총비용은 8조3418억원으로 1조3346억원 줄었다. 유가증권매매손이 6053억원, 통안증권이자가 7816억원 각각 감소한 영향이다.
한은은 한은법에 따라 당기순이익의 30%를 법정적립금으로 적립하고, 잔여 이익 중 일부에 대해선 정부의 승인을 얻어 특정 목적을 위한 임의적립금으로 적립할 수 있다. 나머지 순이익은 정부에 세입으로 납부한다. 한은은 순이익금 중 30%인 2조3592억원을 법정적립금으로, 266억원을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출연 목적의 임의적립금으로 냈다. 나머지 5조4781억원은 정부 세입으로 납부했으며, 순이익 처분 후 적립금 잔액은 19조3744억원을 기록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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