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상반기 중 고덕강일지구에서 '반값아파트' 공급 준비를 시작하겠다고 31일 밝혔다.
그는 이날 서초구 내곡지구 분양원가 기자설명회에서 "상반기 중 공공주택 가운데 행복주택으로 계획된 물량을 건물만 분양하는 아파트로 바꾸는 절차를 시작하려고 한다"며 "우선 고덕강일지구에 공급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값아파트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뜻한다. 토지는 SH 등 시행사가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기에 분양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대신 입주민은 매달 시행사에 토지임대료를 내야 한다.
김 사장은 "토지임대료는 정기예금 금리 수준으로 택지조성 원가의 3∼4% 수준이 될 것"이라며 "토지비 1억원 기준 매월 20만∼30만원 정도로 부담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고덕강일 외에 위례와 마곡에도 (반값아파트용) 토지가 있다"며 "이밖에 학교나 단독주택 용지 등에서도 건물만 분양이 가능하도록 서울시 및 정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청복합시설 내 주택이나 다세대 및 빌라, 원룸 등을 지어서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도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김 사장은 그간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강남 등에 30평대 아파트를 3억∼5억원에 공급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건설 원가는 높지 않기에 저렴한 가격에 공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SH공사가 공개한 강남권 주요 단지(고덕강일·오금·세곡·내곡)의 평균 건설 원가는 3.3㎡당 601만원으로, 전용 59㎡ 기준 1억5000만원이었다. 같은 면적의 평균 택지비는 1억2000만원이다.
김 사장은 "건물만 분양했다면 30평도 2억원에 가능했을 것"이라며 "다만 좀 더 좋은 건물을 지으려면 정부가 정해준 기본형 건축비로는 안 된다. 자체적으로 서울형 건축비를 만들어 민간보다 더 좋은 아파트를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때 여당 후보가 내곡동에 5만 가구를 짓겠다고 발표했는데 그런 개발은 SH가 잘한다"며 "우리는 원가 3억원을 들여서 4억원에 분양했는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은 30평을 두 배인 8억원에 분양했다"고 지적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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