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오는 지방선거에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천하경영의 포부를 대구 시정에서 먼저 시작하겠다"고 밝혀 차기 대권 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대구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 이상화 시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홍 의원은 "저는 지난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우리 국민과 대구시민의 뜨거운 성원이 있었음에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모두가 제 힘이 미치지 못했고 부족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지는 홍 의원의 회견문에서 차기 대권 도전을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 확인됐다. 홍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저는 'G7 선진국 시대'를 외쳤다"면서 "그런 G7 선진국의 비전과 정책을 대구에서 먼저 실현해 보고자 한다"고 했다. 또 "천하경영의 포부를 대구 시정에서 먼저 시작하겠다"고도 했다.
'대구에서 먼저'라는 대목을 두고 현장에 있던 취재진 사이에서는 홍 의원이 차기 대권 도전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왔다.
홍 의원은 이와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 당선인이 시작도 하기 전인데, 애 낳기 전부터 기저귀부터 마련한다는 말"이라며 "차기 대선 문제는 지금 논의할 문제도 아니고 저는 대구 시정에 집중하겠다"고 대답했다.
한편, 홍 의원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던 권영진 현 대구시장은 전날 지방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선의 꿈과 소명을 잠시 생각했지만 역시 포스트 코로나와 새 정부가 출범하는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사람이 대구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기회를 드리는 것이 대구를 위한 길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장 선거는 홍 의원과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양강 구도가 될 전망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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