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지휘권 쓰려던 박범계, 여론 악화에 "중단"

입력 2022-03-31 17:29   수정 2022-03-31 23:51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복원을 검토하다가 계획을 접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과 채널A 간 ‘검언유착 의혹’ 사건이 무혐의로 종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관측이 나오며 논란이 되자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장관은 최근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원상 복귀하도록 법무부 감찰국에 지시했다가 계획을 철회했다. 박 장관은 이날 법무부를 통해 “특정인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막고자 수사지휘권을 발동한다고 오해할 우려가 있어 모든 사건에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회복시키는 논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 검언유착 사건으로 조사를 받는 한 검사장을 겨냥했다는 비판을 의식해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 발동 카드를 꺼내다 말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언유착 의혹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물들이 ‘신라젠 횡령·배임’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도록 강요했다는 내용이다.

추 전 장관이 수사지휘권까지 행사해 윤 총장의 개입을 막았지만 한 검사장의 혐의는 지금까지 입증되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지난 2년간 11차례에 걸쳐 한 검사장에 대해 무혐의 의견을 담은 보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려고 하자 법조계에선 “친여 성향인 김오수 검찰총장에게 맡겨 한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저지하려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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