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최장 6개월 동안 1억8000만 배럴의 비축유 방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르면 이날 휘발유 가격 상승에 대한 정부 대책을 내놓으면서 비축유 방출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를 통해 다른 국가들도 비축유 방출에 동참하도록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유가는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장중 6% 가까이 하락해 배럴당 100달러 선에 거래됐다. WTI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3월에 최고 130달러까지 급등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전략비축유 방출에까지 나선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미국이 인플레이션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난 2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7.9%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중에서도 에너지 가격은 25.6%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높은 유가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마저 끌어내리고 있다. 높은 기름값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유가를 통제하지 못해 인플레이션이 이어진다면 민주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과 상원을 장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세계 주요 국가와 함께 50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 방출을 발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30여 개국과 6000만 배럴을 추가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5억6800만 배럴가량이다.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오는 5월 원유를 하루평균 43만2000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매달 하루평균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한 기존 방침보다 소폭 상향됐다. 블룸버그는 “최근 유가 급등세에도 OPEC+가 추가 증산을 꺼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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