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올바이오 "매출 100억 제품 3종으로 확대"

입력 2022-04-01 14:29   수정 2022-04-06 00:37

“연구개발(R&D)은 더 이상 돈을 쓰기만 하는 사업이 아닙니다. 기술이전 단계별 성과금을 거둬들여 제약사업, 신약 개발 양쪽 모두에서 수익을 내겠습니다.”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사진)는 최근 기자와 만나 “지난해 130억원가량 매출을 올린 R&D 기술이전에서 올해는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중국 미국 협력사와 함께 임상 3상 단계에 있는 안구건조증 치료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R&D 투자 비중 두 배 확대
한올바이오파마는 업계에서 신약 개발과 의약품사업 양쪽에서 고른 성과를 거두고 있는 바이오벤처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016억원, 영업이익 1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84%인 852억원이 기존 의약품에서 나왔지만 R&D에서도 130억원 이상을 거둬들였다. 중국 하버바이오메드와 미국 이뮤노반트가 도입해간 후보물질의 개발이 진전을 이루면서 기술이전 단계별 성과금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올해엔 중국 신약 허가 신청, 미국 추가 임상 진입 등의 성과가 이어지면서 기술이전료로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R&D 분야 매출뿐 아니라 투자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박 대표는 “R&D 투자 비율을 지난해 매출 대비 11% 수준에서 올해는 20%로 늘리겠다”며 “2010년 시작한 자가면역질환 R&D 투자가 수익 증대, 재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올해 미국 보스턴 연구개발센터도 출범시켜 현지에서 신약 후보물질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의약품사업의 외형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탈모치료제 대전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자체 제품 생산뿐 아니라 위탁생산(CMO) 사업까지 추진하기 위해 새로 확보한 생산시설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130억원의 매출을 올린 항생제 노르믹스를 비롯해 의약품 두 종에서 100억원대 매출을 냈다”며 “올해는 연매출 100억원대 의약품을 3종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내년 말 中허가
신약 후보물질 중에선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HL036이 올해 중국 품목 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다. 중국 하버바이오메드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연내에 결과가 나오는 대로 허가를 신청하면 내년 말이나 2024년 상반기 허가가 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미국에선 대웅제약과 손잡고 두 번째 임상 3상을 하고 있다. 첫 번째 임상 3상에선 각막 전체와 각막 중앙부의 손상개선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했지만 각막 하부 쪽에선 유의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두 번째 임상에선 각막 중앙의 손상개선지표와 안구건조감 개선 효과를 밝혀낼 계획이다. 박 대표는 “올 3분기에 두 번째 임상 3상 결과가 나오면 안전성 임상과 환자의 주관적 증상에 대한 임상 2건을 진행하겠다”며 “2025년엔 미국 신약 허가를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HL161은 중국에서 6개, 미국에서 5개 적응증을 대상으로 개발 중이다. 중증 근무력증을 대상으로 하버바이오메드가 중국에서 연내 품목 허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뮤노반트도 같은 적응증으로 올 2분기 미국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박 대표는 “중국 미국 등에서 임상 3상 결과가 나오는 올해는 재도약의 시기”라며 “내년 상반기엔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 같은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 투여가 가능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의 임상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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