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대 포르쉐 차주가 새끼 길고양이를 살리기 위해 차량을 뜯어냈다.
지난달 26일 페이스북 고양이 관련 커뮤니티에는 '길냥이를 살리기 위해 포르쉐를 뜯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포르쉐 차주인 박재현 씨는 지난달 25일 서울 신촌에서 새끼 길고양이 한 마리가 차도 끝에서 인도로 올라가지 못하고 잔뜩 겁먹은 채 애쓰는 모습을 발견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새끼 길고양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박 씨는 차를 세웠고 고양이를 도와주려는 순간 고양이가 차의 휠 쪽으로 들어가 숨어버렸다.
당시 고양이는 손을 조금만 뻗기만 해도 더 깊이 숨어버리는 등 어떤 방법을 써도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후 주변에 구경꾼들이 몰렸고 지나가던 한 사람은 "포르쉐가 중요하지 한낱 고양이가 중요하냐. 그냥 몰고 가버려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씨는 고민 끝에 결국 119에 신고해 잠시 교통 통제를 요청한 뒤, 견인차를 불러 자신의 차를 카센터로 이동시켰다.
카센터 측은 "고양이를 구조하기 위해서는 차를 뜯어야 한다"며 "다른 차들은 모르겠는데, 사장님 차는 뜯으면 비싸다. 무조건 수백만 원 나온다"고 답했다.
이에 박 씨는 차를 뜯는 쪽을 택했다. 박 씨는 "'돈이야 또 벌면 되지'라고 생각했다. 다행스럽게도 하부 커버만 찢었는데도 고양이가 나와줬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박 씨는 무사히 구조된 새끼 길고양이를 병원에 데려가 건강검진을 받게 하고 예방접종도 시키며 인연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입양까지 생각했다.
하지만 수의사는 "고양이가 생식기도 깨끗하고 길고양이치고는 건강 상태가 아주 양호했다"며 "어미의 보호를 충분히 받고 있고 주변에 천적이 없는 상태인데 데려가 키운다면 그것이 과연 구조인지 잘 생각해보시라"라고 조언했다.
수의사의 말을 들은 박 씨는 고민 끝에 결국 입양을 포기하고 새끼 길고양이가 처음 발견됐던 곳에 다시 방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포르쉐보다 더 명품 인성을 가졌다", "진짜 복 많이 받아야 할 듯", "정말로 멋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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