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날부터 결혼할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 동안 마스크를 착용한 탓에 이혼을 맞은 한 부부가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야후 재팬 뉴스는 일본의 40대 요가 강사 미오코(가명)사연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오코는 결혼 정보 업체를 통해 의사 A 씨를 소개받았다. A 씨의 진실한 눈빛에 끌린 미오코는 연애 2개월 만에 혼인신고를 했다. 하지만 혼인신고 후 동거하게 되면서 그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다.
그동안 마스크를 쓰고 데이트를 한 탓에 A 씨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미오코는 상대의 얼굴을 자세히 보고 난 후 충격에 빠졌다. 밝고 잘생긴 눈과 달리 치열이 심하게 불규칙하고 입술도 두꺼운 모습이었다.
미오코는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아침에 모닝 키스를 하려는 남편의 모습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밀어냈을 뿐만 아니라 잠자리를 할 때는 부끄럽다는 핑계를 대고 무조건 불을 끄게 했다. 이후 두 사람의 사이는 벌어질 대로 벌어졌고 결국 이혼했다.
지난 1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카디프대 연구진은 지난해 2월 여성 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 결과 마스크로 얼굴 절반을 가릴 경우 더 나은 매력 평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은 남성, 천 마스크를 쓴 남성, 파란색 의료용 마스크를 쓴 남성, 검은색 책으로 얼굴 하부를 가린 남성 등의 사진을 보여준 뒤 1부터 10까지 매력도를 평가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쓴 남성이 마스크 미착용이나 책으로 가린 남성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일회용 의료용 마스크를 썼을 경우 더욱 매력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클 루이스 카디프대 심리학 부교수는 "의료용 마스크를 썼을 경우 더 매력 있는 것으로 간주했다"며 "파란색 의료용 마스크를 쓰고 있는 의료진에 익숙해졌고, (마스크를) 의료 종사자와 연관시키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전 마스크가 질병과 연관 지어져 매력도를 떨어트렸던 것과 대조적으로, 특히 의료용 마스크 착용이 일종의 안심을 제공하는 긍정적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루이스 부교수는 "팬데믹은 우리가 마스크 착용자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심리를 변화시켰다"며 "더 이상 마스크를 쓴 사람을 보고 '질병이 있으니 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화심리학과 어떻게 파트너를 선택하는 지와 관련 있다"며 "예전에는 질병이 있을 것 같은 배우자는 선택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제 마스크를 오염 단서로 여기지 않는 쪽으로 심리가 변화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마스크가 눈으로 시선을 집중하게 하는 점도 매력도를 높였을 가능성이 있다. 루이스 부교수는 얼굴 좌나 우 절반을 가릴 경우, 뇌가 가려진 부분을 채우면서 전체적인 인상을 과장할 수 있다는 선행 연구를 언급했다.
연구팀은 남성 참가자들을 상대로 동일한 실험을 진행 중으로, 대체로 유사한 결과가 도출됐다고 전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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