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전반을 모두 파로 막은 고진영은 후반에 버디 없이 1번홀(파4)과 8번홀에서 보기를 했다. 고진영이 오버파 경기를 한 것은 지난해 7월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3라운드 이후 8개월, 34라운드 만이다.
스윙은 나쁘지 않았다. 고진영의 그린 적중률은 77.8%였다. 다만 그린에서 고전했다. 이날 퍼트 수는 34개나 됐다.
고진영은 그래도 웃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샷은 좋았지만 퍼트가 나빴다. 그린 경사와 스피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기록 도전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8번홀의 퍼트 미스에 대해 “이 홀에서 버디를 하고 다음 9번홀에서 버디를 하면 언더파 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 있게 퍼트한 게 그만 홀을 많이 지나쳤다. 그래서 보기가 나왔지만, 그렇게 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긴장을 안고 경기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크다. 그 과정에서 긴장을 이겨내며 기록을 써왔기에 기록이 멈췄다고 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이 덕분에 한두 단계 더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보다 더 큰 기록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만큼 그때는 지금보다 더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60대 타수, 언더파 행진 기록은 깨졌지만 고진영의 기록 도전은 계속된다. 이번 대회에서 고진영은 총상금 1000만달러 돌파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고진영이 쌓은 통산 상금은 942만달러다. 이번 대회에서 75만달러 이상의 상금을 받으면 1000만달러 벽을 깬다. LPGA 투어 사상 22번째, 한국 선수 중에서는 박세리(45), 박인비(34), 유소연(32), 김세영(29), 최나연(35), 양희영(33)에 이어 일곱 번째가 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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