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 네가 나 밀었잖아"…'계곡 사망' 살인 시도 또 있었나

입력 2022-04-03 10:23   수정 2022-04-03 12:53


"고인 A 씨는 물에 빠졌다 나온 후 '은해야, 네가 날 밀었잖아'라고 말했어요."

이른바 '가평 계곡 사건'과 관련된 제보가 유튜브상에서 공개됐다. 용의자 이은해(31)씨의 공범 조현수(30)씨와 5년을 사귀었던 전 여자친구는 고인 A 씨가 물에 빠진 것을 본 적이 있다며 목격담을 전했다.

3일 유튜브 김원TV는 2020년 10월 17일 방영된 '그것이 알고싶다' 가평 계곡 익사 사건 미스터리 방송 이후 조현수의 전 여자친구로부터 제보를 받았다고 밝히며 해당 인터뷰는 2020년 12월 30일 진행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제보자는 2014년 6월부터 조현수씨와 사귀었다고 했다. 그는 조 씨와 연애를 하던 중 이은해씨, 숨진 A 씨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 씨와 이 씨가 부적절한 관계를 갖는 다는 것을 알게된 후 2019년 11월 헤어졌다고 덧붙였다.

제보자가 고인 A 씨를 처음 본 것은 바닷가였다. 그는 "바다 쪽에 놀러 가자고 해서 같이 갔다. 이 씨가 물고기 잡고 액티비티 하는 걸 좋아한다. 통발을 하나 가지고 와서 남자들이 통발 설치를 했다. 새벽에 다 같이 방에 들어와 술을 마셨다"고 말했다.

이어 "A 씨가 이은해씨에게 뭐라고 얘기했는데 이 씨가 갑자기 화를 내며 장난식으로 때렸다. '가까이 오지 말고 손잡지도 말고 저리 가라'고 미는 식이었는데 그렇게 해도 계속 옆으로 오니까 레슬링 기술처럼 머리를 잡고 티격태격했다. 넘어지면 발로 차기도 했다. 너무 심해서 나중에는 주변 사람들이 다 말렸다"고 했다.

잠들기 전 이 씨는 A 씨에게 통발을 가져오라고 했고, A 씨는 "추워서 나가기 싫다"고 거부했다. 제보자는 "그것 때문에 또 두 사람이 티격태격했다. (이 씨가 A 씨의) 멱살을 잡고 내던지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A 씨는 이 씨가 여자니까 뭘 할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A 씨에 대한 마지막 기억은 낚시터에서다. 2019년 1~3월 경 제보자는 남자친구인 조현수씨와 이은해씨, A 씨와 함께 가평 빠지(수상 레저를 즐기는 장소)에 놀러갔고 이후 낚시터를 갔다고 했다.

제보자는 A 씨가 웨이크보드를 탈 줄 모르고 타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고 떠올렸다. 그는 "A 씨가 심심할 것 같아 놀이기구라도 같이 타자고 했다. 이후 이 씨가 A 씨에게 '오빠 한 번 더 타'라고 했고, A 씨는 싫다고 했다. 이 씨가 '그럼 내가 타겠다'고 하자 남자친구인 A 씨 입장에선 당연히 '아니야 내가 탈게' 이러지 않겠나. 누가 봐도 싫은 표정인데 억지로 가서 탄 거다. 제 기억엔 애초에 (물을) 싫어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방갈로가 있는 낚시터에 간 네 사람. 제보자는 낚시는 하지 않고 술을 먹기 시작했다고 했다. 잠이 든 제보자 곁에서 또 다시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했다.

제보자는 "A 씨가 가까이 앉던가 스킨십을 하려고 하면 이은해씨는 '저리 가라'고 한 거 같다. 이 씨가 평소엔 안 그랬는데 술을 마시면 사람이 격해진다. 그러다 이 씨가 A 씨에게 밖에 나가서 조 씨랑 이야기 좀 하고 오라고 했다. A 씨가 방갈로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니 이 씨는 문을 잡고 들어오지 못하게 막기도 했다. 그러다 저 빼고 세 명이 밖에서 실랑이를 벌였다"고 했다.


제보자는 갑자기 '풍덩'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밖에서 '오빠 진짜 맞고 싶지 않으면 저리 가'라고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 A 씨는 '그러지 마 은해야. 하지 마'라고 했다. 그러더니 '풍덩' 하는 사람이 빠지는 소리가 들렸다"고 회상했다.

제보자가 밖으로 나가려 하자 방갈로 안으로 들어온 이 씨는 "별일 없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밖으로 나갔더니 A 씨와 조 씨가 함께 물에 빠져있었다. 빨리 올라오라고 했더니 A 씨는 물에서 판자에 기댄 채 소리를 지르더라. 누가 들어도 이상한 비명처럼 들렸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빨리 올라와야 하는 데 왜 그러지?'란 생각을 했다. 계속 물속에서 버티고 소리만 지르더라. 조 씨가 A 씨의 어깨를 잡고 있었다. 이후 따라 나온 이 씨와 같이 A 씨를 올리려고 하는 데 너무 힘을 주고 있어서 못 올리겠더라. 구명 튜브를 가지고 와서 주니 그때 올라왔다"고 했다.

물 밖으로 나온 A 씨는 "은해야, 네가 나 밀었잖아"라고 계속 주장했다고. 이 씨는 "내가 왜 밀어?"라고 받아쳤다.

제보자는 "A 씨는 이 씨가 계속 밀었다고 주장했고, 이 씨는 '내가 오빠 죽이려고 했네, 내가 아주 나쁜 X네'라고 하더라. 그러니 A 씨는 '아니야, 내가 취했나 봐'라고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조 씨는 A 씨가 물에 빠지면서 자신을 잡아 같이 빠졌고, 자기도 너무 놀라 물속에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제보자는 우연히 타이어 사건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타이어 펑크가 났는데 이 씨에게 '네가 그랬냐'고 의심한 적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당시 이 씨는 "전에 오빠 죽이려고 타이어 펑크 낸 것도 나고, 내가 오빠 죽이려고 했네"라고 말했다고 제보자는 주장했다.

제보자는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본 후 전 남자친구인 조현수씨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전화가 가다가 끊겨서 보이스톡으로 했더니 받더라. '내가 지금 본 게 뭐냐. 진짜 죽인 거냐'고 얘기했더니 조 씨는 '아니다. 이거 다 악마의 편집'이라더라. 자기는 진짜 결백하고 진짜 사고사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인천지검 형사2부(김창수 부장검사)는 지난달 30일 이 씨와 조 씨가 2019년 경기도 가평의 한 계곡에서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이 씨의 남편 A 씨를 다이빙하게 한 뒤 구조하지 않는 방식으로 살해했다고 보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했다.

검찰은 내연 관계로 알려진 두 사람이 A 씨의 명의로 가입된 생명 보험금 8억 원을 노리고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이 씨는 남편이 사망하고 5개월 뒤 보험회사에 남편의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거절당했다.

이 씨와 조 씨는 지난해 12월 13일 처음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았고, 다음날 이어질 2차 조사를 앞두고 도주한 뒤 3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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