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서 폭행 논란을 빚은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가 업계 퇴출 위기에 놓였다.
미국 연예 전문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2일(현지시간) 넷플릭스가 윌 스미스를 주연으로 캐스팅한 영화 '패스트 앤드 루스'를 뒷전으로 밀어버렸다고 보도했다.
이 영화는 한 범죄 조직의 두목이 어떤 사건으로 기억을 잃은 후 기억을 찾기 위해 각종 단서를 모아보니 자신이 부유한 범죄자이자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이중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해당 영화는 윌 스미스가 주연을 맡고 '데드풀2', '분노의 질주 홉스 & 쇼' 등의 데이빗 레이치 감독이 연출할 예정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레이치 감독은 오스카 시상식이 열리기 일주일 전 의도치 않은 좋은 타이밍에 해당 영화 감독직을 사임하고 라이언 고슬링이 주연하는 유니버설의 '폴 가이'로 옮겼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패스트 앤드 루스' 측이 윌 스미스 대신 다른 배우를 캐스팅해 해당 프로젝트를 계속할지는 불투명하다고 귀띔했다.
뿐만 아니라 윌 스미스는 애플TV+의 드라마 '이맨시페이션'(Emancipation·해방)의 촬영을 끝낸 상황이나, 애플 측은 해당 작품 공개 여부에 대해 언급을 거부한 상황이다.
또 스미스는 오스카 이전에 '나쁜 녀석들4'의 대본을 받았으나 현재는 중단될 위기라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윌 스미스는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 시상을 하러 나온 크리스 록이 자신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삭발 헤어스타일을 언급하자 갑작스럽게 무대에 올라 록의 뺨을 내리쳤다. 핀켓 스미스는 병으로 탈모증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스미스는 영화 '킹 리차드'로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폭행 소동에 대해 "오늘 여기 모든 동료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아카데미가 저를 내년에도 초대해주길 바란다"고 했으나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크리스 록은 윌 스미스를 고소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아카데미 측은 내달 18일 진행되는 차기 이사회에서 윌 스미스의 수상 취소와 아카데미 회원 자격 박탈 및 제명 등을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윌 스미스는 결국 징계 절차에 들어간 지 이틀 만에 아카데미 회원직을 자진 반납했다. 그는 "내 행동에 대한 모든 결과를 전적으로 받아들인다"며 "아카데미의 추가 처벌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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