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더불어민주당이 초대 국무총리로 발탁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이른바 '송곳 검증'을 예고한 것을 두고 "아직 실질적인 절차는 시작조차 안 했는데, 벌써 색안경을 끼고 막무가내식 우격다짐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4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접한 민주당의 청문회를 준비하는 태도가 그야말로 가관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행한 첫 내각 인사인 만큼, 인사청문회조차 못 가게 검증하자는 분위기라고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적 관심이 쏠릴 것이 자명한 자리에 이런 정신상태로 임하겠다니, 도대체 이를 지켜보며 답답함과 분노를 느끼게 될 국민은 무슨 죄"냐고 했다.
이어 "한 후보자가 윤석열 정부의 초대 총리로서 국정을 잘 이끌어갈 자질이 되는지 검증하기 위한 합리적인 담론이나 명분 있는 문제 제기는 충분히 받아들이겠지만, 아무런 명분도 근거도 없는 발목잡기와 억지로 일관하며 172석을 빌미 삼아 정쟁을 위한 방법으로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장을 활용한다면 그 책임은 민주당의 몫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고위공직에 임명될 인사가 과연 그 직분을 다할 능력과 도덕성을 갖추고 있는지 검증하는 과정은 당연히 필요하며, 무엇보다 이를 담당하는 정치권이 무엇보다 신중하게 다뤄야 하는 과제"라며 "한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총리였던 것을 민주당은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전날 새 정부 초대 총리 후보자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정부의 마지막 총리를 지낸 한 전 총리를 지명했다. 윤 당선인은 실력과 전문성을 갖춘 경제·안보의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에 민주당은 "국정 운영 철학과 능력, 자질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철저히 검증하겠다"며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차기 정부 첫 총리는 국민통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 경제 성장과 민생 안정, 양극화 해소와 남북관계 정상화, 청년 문제 해결 등 대한민국의 중차대한 과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한 후보자가 총리직을 수행했던 15년 전과 달리 대한민국은 기후 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신냉전 국제질서, 고령화와 청년 불평 문제 등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윤 당선인이 어떤 점을 보고 추천했는지 좀 더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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