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박물관에서 돌아온 ‘장군의 묘지석’…이기하 특별전

입력 2022-04-04 16:32   수정 2022-04-04 17:04



묘소 이장 후 분실했다 미국 미술관에서 소재를 확인해 돌려받은 조선 후기 무신 이기하(1646∼1718)의 묘지석이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충남역사박물관은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백자청화 이기하 묘지’ 반환 기념 유물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이기하는 한산(서천) 이씨로 고려 말 문신 이색(1328∼1396)의 후손이다.

이기하는 조선 후기 무신으로 선전관과 도총부도사, 이순신 장군이 초대로 역임한 삼도수군통제사, 현재의 경호처장 격인 내금위장, 포도대장, 훈련대장, 공조판서 등을 지냈다.

훈련대장에 재직할 때 새로운 도법(刀法)을 채용하고, 새로운 전차를 제작해 국방력을 키웠으며, 1711년 북한산성 축성을 담당하기도 했다.

이기하 묘지는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6년이 흐른 1734년 묘소에 묻혔다. 가족사부터 각종 업적, 애국애민 행적 등을 3400여 자의 단정한 해서체로 자세히 담고 있다.

백토를 직사각형 판형으로 성형한 뒤 청화 안료로 글씨를 새겨 조선시대 사대부 계층이 사용한 묘지의 정형을 보여준다. 가로 18㎝, 세로 22㎝의 크기에 총 18매로 구성됐으며, 색이 선명하고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

글은 이조좌랑을 역임한 조선 중?후기 문신 이덕수(1673∼1744)가 썼다. 묘지는 1994년 한산 이씨 문중이 이기하의 묘소를 시흥에서 이천으로 이장할 때 수습해 보관하다 분실했다.



이후 국외의 한 문화재재단이 클리블랜드미술관에서 소장한 한국 문화재를 조사하던 중 묘지를 보관 중인 사실을 파악했다. 클리블랜드미술관은 이 묘지를 한산 이씨 정익공파 문중 이한석 대표에게 돌려주기로 하면서 국내에 들어왔다.

문화재청은 유물 관리 지정 기관으로 충남역사박물관을 추천했다. 특별전은 오는 6월 5일까지 충남역사박물관에서 열린다.

홍성=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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