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은 한국 스포츠의 발전과 함께해왔다. 수영의 황선우, 쇼트트랙의 최민정이 올림픽에서 호성적을 거두며 코로나19에 지친 국민에게 힘을 줄 때도 유니폼 한 켠엔 항상 KB금융의 노란 별이 함께했다. 엔데믹 시대. KB금융은 다시 한번 국민들이 즐길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여자농구와 남자배구 동시 석권이라는 전인미답의 목표를 향한 9부능선을 넘었다.
청주 KB스타즈는 올 시즌 여자농구판에 절대 강자로 자리 잡았다. 정규리그에서 23승 1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우승컵을 들었다. 놀라운 점은 한국을 대표하는 박지수와 강이슬 두 명에 의존한 팀이 아니었다는 점에 있다. 당찬 MZ세대인 허예은(21)이 야전 사령관으로 게임을 조율했다. 위기 때마다 조커로 나선 신예영과 엄서이, 양지수 등의 유망주 등 신예들은 코트를 자신들의 놀이판으로 야무지게 바꿔놨다.
신구 선수의 조화가 한 순간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KB스타즈는 올 초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간판이나 명성보다는 실력을 용인술에 가장 중점에 둔 것. 안덕수 전 감독 후임으로 김완수 감독이 임명됐을 때 농구계는 술렁였다. 유명 스타 감독들의 화려한 이력에 비하면 하나원큐에서 코치로 활약한 김 감독은 무명에 가까웠다. 전통의 명문구단 KB스타즈가 모험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우려가 기우에 불과했다는 걸 증명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김 감독은 취임 직후 실력만 있으면 누구에게든 기회를 준다는 원칙부터 천명했다. 그동안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은 대회 내내 관중석에서 선수들의 기량을 체크했던 김 감독에게 최고의 기량을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화려했던 주전 라인업에 가려 벤치에만 앉아있던 백업 선수들을 적극 성장시켜 팀내에 건강한 경쟁 구도를 구축했다. 김완수 감독은 “응원해주시는 팬들의 자부심이 될 수 있길 기대하고 있으며, 선수단과 함께 ‘ONE TEAM’으로 후회없이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은 5일부터 3전 2선승제로 2021-22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을 갖는다. 대한항공의 2연패를 저지하기 위한 유일한 대항마로 KB배구단이 남은 것.
만년 하위권이란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KB배구단을 바꿔 놓은 것은 후인정 감독이다. 올해 부임한 후 감독은 자율을 천명했다. 감독이나 코치진들이 따로 지시하지 않아도 선수들 스스로 훈련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경기를 앞두고 스스로 컨디션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것.
KB배구단은 선수 개인별로 축척된 데이터를 가지고 충분한 휴식과 체력관리를 통해 경기에 최고의 컨디션으로 임하고 있다. 이는 충분한 휴식이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지며 KB배구단을 정상으로 이끌고 있다.
자율과 책임이 결합된 직업 정신이 시너지를 내자 성적은 알아서 따라왔다. 군복무 뒤 구단으로 복귀한 정민수 선수는 “새롭게 바뀐 KB배구단의 자율배구에 처음에는 적응을 못 했다”며 “이렇게 자유롭게 배구를 해도 되나 싶었지만, 수준 높은 경기력과 성적이 나니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꿈의 도전의 든든한 지원자는 KB금융그룹이다. 특히,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손수 선수들의 체력 보충을 생각하며 선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에게 보낸 선물은 '의정부 한우'와 '청주 딸기'. KB남매스타즈의 동반 우승을 위해선 평소 구단을 위해 응원을 아끼지 않는 연고 지역 농가 및 소상공인의 기운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세심한 고려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김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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