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임대료 급증에…문 닫는 점포도 매년 수천 곳

입력 2022-04-04 17:11   수정 2022-04-05 01:09

편의점의 성장세가 다른 유통채널에 비해 두드러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 과실이 모든 가맹점주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출점하는 점포 수가 크게 늘면서 운영을 포기하는 편의점주도 연간 수천 명에 달한다.

최저임금이 2016년 6030원에서 올해 9160원까지 오른 결과 인건비가 급증했고, 높은 임대료도 부담이다. 점포당 매출이 줄어드는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4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담배소매업’으로 분류된 가게 중 폐업 신고를 한 곳은 지난해 총 6513개였다. 편의점은 담배소매업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업태다.

기존 편의점주가 장사를 그만두면서 편의점을 다른 점주에게 넘기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통상 유통업계에서는 편의점 업황을 파악할 때 이 데이터를 참고한다. 올 들어 2월까지는 881곳이 폐업 신고를 했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등 주요 편의점 5사의 폐업 신고 건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점포 합계는 총 2822개였다. 2020년 2805개에서 17개 늘어난 수치다.

편의점업계에서는 올해 폐업 신고가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공산이 큰 것으로 본다. 편의점의 경우 통상 5년 단위로 재계약이 이뤄지는데, 5년 전이었던 2017년 창업 건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쓰는 금액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지만, 점포당 매출은 되레 줄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1인당 구매 단가는 2016년 5234원(12월 기준)에서 지난해 7001원까지 올랐다.

점포당 월 매출은 같은 기간 4997만원에서 4863만원으로 감소했다. 홍성길 한국편의점주협의회 정책국장은 “최저임금과 임대료 등의 비용도 오르며 경쟁력이 약한 가맹점주의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며 “하루에 13~14시간씩 일하다 못 버티고 점포를 내놓는 점주가 늘었다”고 말했다.

창업할 때 드는 자금도 만만치 않은 만큼 편의점 운영을 꿈꾸는 예비 편의점주라면 사전에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GS25 점포를 창업할 때 가맹점주가 부담한 금액은 총 7270만원이다.

가맹비 770만원과 보증금 5000만원, 기타 비용 1500만원의 합이다. 계약이 끝나면 돌려받는 보증금을 제외하고 최소 2270만원이 추가로 들어가는 셈이다. CU의 가맹점주 부담금은 7270만원(보증금 5000만원), 세븐일레븐은 4970만원(1400만원)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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