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는 일반인들에겐 좀처럼 속살을 내주지 않는 ‘몸값 높은 코스’로 불린다. 300여 명에 불과한 회원과 동행하지 않고선 오거스타GC의 클럽하우스에 발을 들일 수 없다. 예외는 1년에 단 4일. 세계 최고 권위의 골프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릴 때다. 이때는 회원이 아니어도 갤러리로 오거스타GC의 잔디를 밟을 수 있고, TV로 만날 수도 있다.
7일 열리는 마스터스 대회 출전자 명단이 확정됐다. 세계랭킹 242위 J.J. 스펀(32·미국)이 이날 끝난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올리며 막차를 탔다. ‘명인열전’으로 불리는 세계 최고 대회답게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6·미국)를 비롯해 2위 욘 람(28·스페인), 3위 콜린 모리카와(25·미국) 등 10위까지 선수가 모두 참가한다. 한국 선수로는 임성재(24), 김시우(27), 이경훈(31)이 출전한다.
마스터스는 매년 자신들이 정한 기준에 맞는 90명 안팎의 선수에게 초대장을 보낸다. 통상 전년 말이나 마스터스 개최 직전을 기준으로 세계랭킹 50위 안에 들어야 초청받을 수 있다.
올해 최대 관심사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사진)의 복귀 여부다. 우즈는 4일(한국시간) 오거스타GC 안에 있는 연습장을 찾아 20분간 웨지와 아이언, 드라이버를 점검하며 33개의 공을 쳤다. 우즈의 연습을 지켜본 빌리 호셜(미국·36)은 “그의 스윙과 스피드는 (지난해 2월) 사고 전과 거의 같았다”고 전했다.
우즈는 지난해 2월 자동차 전복 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크게 다쳤지만, 작년 말 아들 찰리와 함께 PNC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이후 “우즈의 정규 무대 복귀가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왔다.
상당수 전문가는 마스터스가 그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데다 우즈가 다섯 차례(1997년, 2001년, 2002년, 2005년, 2019년)나 우승할 정도로 ‘궁합’이 맞는 코스여서다.
우즈는 자신의 출전 여부에 대해 아직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이날 SNS를 통해 “(올해 마스터스) 출전 여부는 대회 개막이 임박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스터스 평생 출전권을 갖고 있는 우즈는 대회 개최 전날 참가 여부를 결정해도 된다.
오거스타(미국 조지아주)=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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