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PB들 "큰손들 주식 비중 늘려…저가 분할매수 노려볼만"

입력 2022-04-05 15:50   수정 2022-04-05 16:44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2년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우크라이나 사태, 미국의 금리 인상 등이 겹치면서 주식 투자자들의 근심은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형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은 지난 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경 머니로드쇼’에서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예·적금 같은 안전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재테크 전략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인공지능(AI)이나 5세대(5G) 이동통신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종목이나 코로나19 종식 이후 수혜가 기대되는 ‘리오프닝주’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6대 4로…”
박진석 하나은행 클럽원한남 PB센터장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부자들은 최근 주식 투자 비중을 늘렸다. 부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5%에서 작년 27%로 증가했다. 반면 현금 및 예금은 같은 기간 43%에서 39%로 감소했다. 부자들은 주식에서 자산 증식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얘기다.

최재산 신한은행 PWM여의도센터 팀장은 AI와 클라우드, 5G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종목이나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기후변화 협약에 따른 수혜주 등은 앞으로도 계속 유망할 것이라고 봤다. 최 팀장은 “작년 한 해 부진했던 중국 주식을 조금씩 저가 분할 매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비율을 6대 4 정도로 가져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현재는 원자재 공급 이슈로 투자 상황이 좋지 않은 유럽 시장도 길게 보면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개별 종목에 대한 원금 손실 우려가 크다면 주가연계증권(ELS) 투자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ELS는 주가지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지 않는다면 약정된 수익을 제공하는 금융상품이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ELS는 올해처럼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장세에서 목돈을 운용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꾸준한 투자’의 중요성도 수차례 강조됐다. 조 팀장은 “한 달에 몇십만원씩, 믿고 투자할 수 있는 회사 주식을 10년 정도 사 모은다는 생각으로 장기 투자해 보라”고 했다. 박 센터장도 “친한 친구가 주식으로 돈을 벌었을 때 탐욕에 사로잡혀 투자를 시작해 마이너스 구간에서 각종 근심과 불안을 겪은 후 원금 수준을 회복했을 때 매도해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가장 스마트한 투자는 일정 기간 일정 금액을 계속 투자하는 적립식 투자”라고 밝혔다.

박 센터장에 따르면 부자들의 평균 주식투자 기간은 금융자산 1억원 미만 일반 투자자(5년4개월)의 두배가 넘는 12년4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들이 주식으로 돈을 버는 이유는 장기투자에 있다는 지적이다.
○“노후준비는 연금·절세상품”
주식 이외 다양한 자산관리법들도 소개됐다. 조 팀장은 환 투자를 추천했다. 조 팀장은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오르긴 지난 10년간 추세를 볼 때, 시쳇말로 어느 국가의 통화가 망하지 않는 이상 환율이 한쪽 방향으로 계속 가진 않을 것”이라며 외화 ELS, 외화 통장 등 투자법을 소개했다. 박 센터장은 각종 신탁 상품들을 알려줬다. 그는 “유언대용 신탁은 생전에는 종합 자산관리, 사후에는 원활한 상속을 지원해주는 상품”이라며 “최근에는 미술품 구입과 보관부터 매각, 세금납부까지 처리해 주는 ‘아트 신탁’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요즘 부자들 사이에선 와인이나 위스키, 해외 부동산 등 이색 투자도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금의 중요성에 대한 얘기도 수차례 나왔다. 최 팀장은 “가장 확실한 노후 준비가 연금”이라며 “투자나 대출금 상환 등 마땅한 용처가 없다면 퇴직금을 굳이 일시금으로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가령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수령하면 30%의 퇴직소득세 일부를 감면받을 수 있다. 젊을 때 연금 상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조 팀장은 “타깃데이트펀드(TDF) 등을 활용하거나 입금 예정 상품을 변경해 적극적으로 운용하면 장기적으로 은퇴 자산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재테크 상품 중에 높은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는게 연금”이라고 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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