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원자재값 급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주요 기업은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불확실성을 뚫고 나갈 각 사의 전략을 공개했다.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내용은 독보적인 기술 개발, 미래 산업으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생산 능력 강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쟁이 장기화하면 특종 업종만 피해를 보진 않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만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무기”라고 말했다.
기아도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재고 건전성 강화, 공장 운영 정교화, 최적의 생산 체계 확보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체계를 정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기차 판매에도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국제 유가가 껑충 뛴 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전기차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SK그룹은 포트폴리오 혁신, 제조 기술력 강화 등을 통해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에서 제조 기술력 및 안전성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소재 사업은 원가 절감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한다. 기존 정유·화학·윤활유 사업은 지속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친환경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신성장 사업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를 육성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 1단계 인수를 완료하고 자회사 솔리다임을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글로벌 운영 체계를 강화하고 낸드 사업을 더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 미국 실리콘밸리에 연구개발(R&D) 센터를 구축하고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안정적인 수익구조 기반을 만들겠다는 방안도 언급했다.
포스코그룹도 미래 사업으로 꼽히는 배터리 소재, 수소를 앞세워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철강 △2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설·인프라 △농업·바이오 등을 그룹의 7대 핵심사업으로 제시했다.
한화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극복 전략은 M&A, R&D 등을 통한 우주산업 및 친환경 에너지 사업 확대다. 한화그룹은 우주산업을 총괄하는 스페이스 허브를 통해 KAIST와 공동으로 우주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인류의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우주산업에 집중 투자한다. 또 미국 오버에어와 함께 도심항공교통(UAM) 개발에 속도를 내 ‘에어택시’를 상용화할 방침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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