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로봇·메타버스 新성장엔진 장착…M&A로 AI·5G '활로'

입력 2022-04-06 15:27   수정 2022-04-0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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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코로나19 시대의 모범생으로 꼽힌다. 감염병 확산으로 급증한 글로벌 ‘집콕’ 수요를 흡수하면서 매출과 이익을 늘려왔기 때문이디. 이 회사는 지난해 279조6048억원의 매출과 51조633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사상 최대였고 영업이익도 역대 세 번째로 집계됐다.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며 제품력을 끌어올렸고 공급망(SCM) 관리를 통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것이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평가다.
○다채로워지는 성장 동력
탄탄한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가는 주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초 9만원에 육박했던 주가가 7만원 선까지 내려앉았다. 공급망 대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주가 부진의 이유로 꼽히지만, 눈에 띄는 ‘한 방’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반도체의 뒤를 이을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약세로 돌아섰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16일 주주총회에서 미래 신성장 사업에 대해 자세히 언급한 것도 이런 세간의 우려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완제품을 담당하는 DX(디지털경험) 부문을 이끄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로봇과 메타버스 사업을 신성장 사업으로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는 “신사업 발굴의 첫 행보는 로봇 사업”이라며 “로봇을 고객 접점의 새로운 기회 영역으로 생각하고, 전담 조직을 강화해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은 삼성전자의 신성장동력 후보군으로 자주 거론되는 분야다. 2020년 말 조직 개편에서 로봇 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고 지난해 말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로봇사업팀으로 격상시켰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1년여의 테스트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로봇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회장은 “다양한 영역에서 로봇 기술을 축적해 미래 세대가 ‘라이프 컴패니언’ 로봇을 경험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한 부회장은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지 메타버스를 경험할 수 있게 최적화된 메타버스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지난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 전시장에서도 “메타버스 플랫폼 디바이스가 요즘의 화두로, 잘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고 언급했다.
○M&A로 활로 찾는다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자동차 전자장비 부문 인수합병(M&A)도 추진하기로 했다. 그동안 시장에선 전장업체인 하만을 인수한 이후 이렇다 할 M&A 소식이 없어 미래 사업 대비에 소홀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의 M&A 행보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회장의 M&A 언급을 ‘이미 상당한 준비가 이뤄졌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수십조원 규모의 ‘메가딜’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존 사업에선 상품 전략 고도화, 투자 확대를 통한 초격차 구현 등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완제품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올해의 생존 전략으로 고급화와 다양화를 내세우고 있다. TV 사업에서는 네오 QLED 등 프리미엄 TV 중심으로 수요를 선점하고 판매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분야 역시 제품 구색 다양화 등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와 최신 태블릿 갤럭시탭S8 시리즈 등을 공개하며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반도체 사업을 맡은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도 차별화된 제품으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메모리는 첨단 공정을 활용해 만든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의 플래그십 제품용 SoC(시스템 온 칩)와 이미지센서 등 주요 부품 공급에 주력할 방침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는 수율 안정성 향상을 통해 공급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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