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갖지 않는 독보적인 기술이 있을 때,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임직원에게 보낸 인사말의 한 대목으로 현대중공업이 기술 경쟁력을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보여준다. 현대중공업은 자율운항 시스템, 탈탄소 미래형 선박, 친환경 바이오 연료, 스마트팩토리 등의 분야에서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벌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 처음 참가해 그룹의 미래 비전으로 ‘미래 개척자(Future Builder)’를 제시했다. 주력 사업인 조선·해양 부문에서 자율운항 선박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해양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선박 자율운항 전문 회사인 아비커스는 선박 자율운항 솔루션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아비커스는 지난해 6월 인공지능(AI) 기반의 선박 자율운항 솔루션인 ‘하이나스(HiNAS)’와 선박 자율 이접안 솔루션인 ‘하이바스(HiBAS)’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국내 최초로 선박의 완전 자율운항을 선보인 바 있다. 올해에는 세계 최초의 대형 상선 대양 횡단과 자율운항 레저 보트 상용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생산 현장의 디지털 전환에도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그룹 조선 계열사들은 2030년까지 스마트 조선소 전환을 위한 조선소의 미래(Future Of Shipyard·FOS)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는 모든 공정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스마트한 작업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프로젝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11월 ‘바다에서 시작하는 깨끗한 미래(Future From the Ocean)’를 ESG 경영 비전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7월에는 11개 계열사 ESG 최고책임자들로 구성된 그룹 ESG 협의체 회의를 열어 그룹 차원의 정책 방향 등을 논의했다. 최근엔 5년 만기 외화 그린본드 투자자 모집에서 세계 42개 기관으로부터 공모액의 두 배에 달하는 6억달러의 주문을 받기도 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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