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연봉 15% 올려주는데…" 네이버 직원들 불만 폭발

입력 2022-04-06 11:58   수정 2022-04-06 14:32


네이버 직원들이 지난해 대비 연봉 평균 인상률 10%가 부족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올해 임직원 연봉 인상안 등을 놓고 노사간 협상을 벌이고 있다.

6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노동조합은 이날 노사간 임단협 잠정합의안 내부 설명회를 개최하고 오는 11일까지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전년 대비 연봉 재원을 10% 인상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잠정 합의안이 통과되면 1인당 연봉이 최소한 300만원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자 다른 업무 고과 결과 등을 반영하더라도 300만원 인상은 보장이 된다는 얘기다. 업무 고과가 좋을 경우엔 인상폭이 더 커진다.

하지만 네이버 직원들은 이같은 안에 대해 반대하는 이들이 훨씬 많은 분위기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찬반투표에선 투표 총 인원 339명 중 302명이 잠정합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투표 참여자의 89.1%에 달한다.

한 네이버 직원은 "직장 내부 이메일 주소를 통해 인증해야만 블라인드 투표를 볼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블라인드 투표 결과가 네이버 직원들의 분위기를 직접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며 "IT 업계에서 연봉 대폭 인상이 이어지는 와중에 이번 합의안은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연봉 재원 인상률은 2020년 전년 대비 5%, 작년엔 7%였다. 올해는 인상률이 두 자릿수로 뛰었지만 업계 '대세'에 비해선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일부 직원들의 얘기다.

최근 IT 기업들은 자사 직원들의 연봉을 수백만원씩을 올려주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인재 쟁탈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다. 지난달엔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올해 임직원 연봉 총액을 전년 대비 15% 늘리겠다고 사내 게시판을 통해 공언했다. 남궁 대표는 공식 선임 이전이었던 지난달 13일 이같이 밝히며 내년엔 연봉협상 재원 6%를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전직원 임금을 최소 1000만원 이상을 일괄 인상하기로 했다. 작년엔 크래프톤이 개발직군에 연봉 2000만원, 비개발자는 1500만원을 올려줬다. 엔씨소프트는 개발직군 1300만원, 비개발직군 1000만원 연봉인상을 공개 단행했다.

네이버의 노사 잠정합의안이 노조 투표에서 부결되면 새 합의안을 마련해야 할 전망이다. 네이버 노사는 지난 2일 새벽까지 줄다리기 협상 끝에 이같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통신요금과 자기계발 등에 쓰는 개인업무 지원금을 기존 월 15만원에서 월 30만원으로 증액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네이버 노사는 잠정합의안에 직장내 괴롭힘 예방·조사 전담기구를 신설하는 안도 들였다. 조직문화 진단도 실시한다. 작년 5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이 숨진 사건에 대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선한결/곽용희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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