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시공 인력의 몸값이 거침없이 치솟고 있다. 주거 공간을 새로 단장하거나 오피스 등을 새로 꾸미는 인테리어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일부 시공 업종에선 1년 새 일당이 40%가량 오르는 등 ‘인력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인테리어의 최종 품질은 시공 인력의 손끝에 달린 만큼, LX하우시스와 한샘 같은 대형 업체들은 우수 시공 인력을 확보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재택근무로 인테리어 수요 급증
6일 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일대 마루 시공 인력의 일당은 25만~35만원 수준으로 형성됐다. 시공 경험이 풍부한 우수 기술 인력의 일당은 지난해 상반기(최고 25만원)보다 40%(10만원)가량 뛰었다. 다른 시공 분야도 일제히 단가가 올랐다. 타일 시공 인력의 일당은 같은 기간 30만~35만원에서 최고 40만원으로, 목공은 28만~35만원에서 최고 38만원으로 상승했다. 도장과 도배 일당 역시 각각 최고 35만원, 25만원에서 40만원, 28만원으로 뛰었다.인테리어 시공은 인력 의존도가 높은 분야로 꼽힌다. 시공 현장의 특성이 다양한 까닭에 시공 인력의 기술력과 노하우에 따라 인테리어 품질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이후 재택근무 인원이 늘어나고 인테리어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문 시공 인력은 ‘귀한 몸’이 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국내 인테리어 시장 규모가 지난해 60조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46.3% 증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올해는 65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급성장하는 시장 규모에 비해 시공 인력 공급은 원활하지 않다. 현장에서 수년에 걸쳐 도제 방식으로 숙련 기술자를 길러내는 업계 특성 탓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인테리어 시장 활황과 같은 갑작스러운 인력 수요 증가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테리어 시장은 자재, 시공 기술 등에서 시공자와 소비자 간 정보 비대칭이 존재하기 때문에 시공 품질이 검증된 업체나 기술자에게 대부분 일감이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귀띔했다.
인테리어 상담부터 설계·시공 등을 아우르는 종합 인테리어 패키지 사업을 표방하는 LX하우시스, 한샘 등도 시공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 업체는 현장 시공을 대부분 개인사업자인 시공 협력 기사에게 맡기고 있다. 시공 인력을 직접 고용하는 게 제도적으로 막힌 것은 아니지만 관리 비용 절감 및 중소 인테리어 업계와의 상생 차원에서 시공 분야를 외주화했기 때문이다.
시공 전문가 육성 나선 업계
각사는 인테리어 전문 교육기관을 설립해 체계적인 시공 전문가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샘은 작년 1월 ‘한샘아카데미’를 설립했다. 현재 8000여 명인 전국 시공 협력 기사를 연내 1만 명까지 늘릴 방침이다. 무경력자도 신입→조수→사수→시공 명장이나 일선 시공사 대표로 성장할 수 있는 ‘성장로드맵’을 구축해 시공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구상이다.LX하우시스는 작년 12월 업계 최대 규모인 ‘LX Z:IN 인테리어아카데미’를 열었다. 임직원 및 협력사 직원과 일반인들에게 인테리어 공종별 이론 및 실습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2일부터 신청을 받은 1차 ‘신규 시공인력 양성과정’은 교육생 70명 모집에 약 800명이 지원하며 1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20~30대 청년들이 지원자의 60%를 차지하는 등 젊은 세대의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최근 종합 인테리어 브랜드인 ‘리바트 집테리어’를 출시한 현대리바트는 지난달 말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교육서비스업’ ‘학원운영업’ ‘직업훈련 및 교육 관련업’ 등을 추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현대리바트도 조만간 인테리어 전문 인력 육성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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