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작년 말 5227억원어치의 암호화폐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462억원)보다 11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비트코인은 4393억원으로 전년보다 14배 늘었다. 시가 상승분을 제외한 단순 개수 기준으로도 936개에서 7521개로 급증하며 암호화폐 단타장의 혜택을 톡톡히 봤다. 여기에 암호화폐 가격이 오르면서 527억원의 추가 이익을 거뒀다. 이더리움은 1억여원에서 174억원으로 늘며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다.
빗썸이 갖고 있는 암호화폐 가치도 1926억원으로 지난해 말(231억원) 대비 8배 늘었다. 평가이익으로만 670억원을 냈다. 전체 순이익 증가분(5200억원)의 3분의 1가량을 암호화폐로만 거둔 셈이다.
거래소들이 암호화폐를 대량 보유하고 있는 것은 코인마켓 운영으로 올린 수수료 이익이 많아서다. 거래소는 원화로 암호화폐를 사고팔 수 있는 원화마켓과 함께 코인마켓을 운영한다. 코인마켓은 비트코인이나 테더로 암호화폐를 사고파는 마켓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인마켓은 국내에만 상장된 ‘김치코인’을 비롯한 마이너 코인이 많아 단타 위주의 ‘투기장’ 성격이 강하다”며 “단타 중심이다 보니 코인마켓에서 발생하는 수수료가 전체 코인 규모 대비 많다”고 지적했다. 다른 거래소로 암호화폐가 출금될 때 발생하는 수수료도 암호화폐로 받기 때문에 이에 따른 수익이 적지 않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암호화폐를 보유한 데 따른 수익률은 빗썸의 경우 총 1926억원의 암호화폐 평가액 가운데 659억원으로 30%에 달했다.
거래소들이 보유한 암호화폐가 일시에 시장에 풀리면 시세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거래소들도 이를 감안해 당분간 보유한 암호화폐를 처분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팔지 않더라도 암호화폐가 지속적으로 늘면 언젠가는 이를 매각할 수밖에 없다”며 “거래소가 중개 서비스를 하면서 동시에 투자를 하면 ‘이해상충’ 여지가 언젠가는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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