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석유, 석탄, 철광석, 구리, 니켈 등 세계 5위의 에너지 및 자원 소비국이지만 자원기업 측면에서 보면 글로벌 수준에 비해 크게 취약한 실정이다. 자원 보유국의 자원 민족주의가 강해짐에 따라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직접 개발,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세계 자원업계는 미국 호주 캐나다 등 서구 자원 메이저와 거대한 자본력을 갖춘 중국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자원기업,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일본 에너지 자원 공기업과 종합상사 등이 과점체제를 이루며 지배하고 있다.
국내 기업은 최근 주력 산업의 피로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해야 한다. 과거엔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양질의 광산이 매물로 나오기도 했으나 현재 한국만 해외 자원 자산을 팔겠다고 나서고 있고 중국, 일본은 여전히 정부 지원을 무기로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해외 광산을 사들이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경제 규모에 맞는 글로벌 자원 메이저를 육성해야 할 때다.
글로벌 자원 메이저는 전통 메이저, 신흥국 국영기업, 일본 종합상사, 유럽 및 남미, 아시아권의 후발형 메이저 등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은 선택과 집중, 소프트 역량 확충, 리스크 관리 및 감수 역량을 핵심으로 각자의 역량에 맞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본은 2004년 석유, 천연가스, 금속광물 등으로 분산돼 있던 정부 산하 공기업을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기구(JOGEMEC)로 통합해 신(新)메이저로 도약했다. 특히 일본 종합상사는 무역 및 중개업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자원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 스미토모상사는 한국의 광물자원공사가 참여하고 있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니 니켈·코발트 광산 운영권을 쥐고 있고, 인도네시아의 주요 니켈 생산기업 운영권도 확보한 상태다.
중국은 지난달 6일 시진핑 주석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자원 협력에 합의했다. 최근 중국은 아르헨티나 리튬 생산공장 건설에 3억25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코발트 우라늄 개발도 함께하기로 했다. 중국, 인도네시아 등은 자체 부존자원과 거대 내수시장을 앞세워 신흥 글로벌 메이저로 등장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공통된 점은 국가 차원의 외교 지원을 결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원사업은 사이클이 길고 장기적으로 대규모 수익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탐사 단계의 리스크가 매우 높고 외교 안보적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이 필수다.
특히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역량을 결집해 자원 개발부터 가공, 판매까지 일관 구조를 갖춘 자원 전문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그래야 자원가격 변동과 경기 변화에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다.
자원 메이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유사한 환경인 일본 종합상사나 유럽 메이저의 전략을 혼합한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첫째,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출자한 글로벌 자원기업을 설립해야 한다. 둘째, 탐사·개발 역량을 결집하고 지역 거점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인력 기술 전략 등 소프트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넷째, 위험을 각오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10개를 탐사해 2~3개만 건져도 성공이다.
향후 자원확보 전쟁은 지금보다 더 뜨거워진다. 지금 대비해야 10년 미래 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 새 정부는 자원안보를 정치적 시각으로 접근하지 말고 경제·산업 측면에서 추진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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