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에도 52주 최저가 쓴 삼성전자…반등 언제?

입력 2022-04-07 11:10   수정 2022-04-07 11:43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또 한 번 경신했다. 하지만 주가는 52주 최저가로 추락하면서 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가 반등을 위해선 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의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7일 오전 11시 현재 0.29% 내린 6만8300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장중 6만8100원까지 하락하면서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 들어 전날까지 12.52%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8.15%)보다 큰 폭 하락했다. 지난달 30일(6만9900원) 6만원대로 주저앉은 뒤 7거래일째 ‘6만전자’에 머물러 있다.

부진한 주가와 달리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7조원, 14조1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8% 늘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0.3% 증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13조1106억원)를 7.5%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였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낸 이유로 두 가지를 꼽는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였고, 환율 효과(원화 약세)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2월 키옥시아의 낸드플래시 공장 오염 사고로 낸드 가격이 조기에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호실적 발표에도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통상 삼성전자 주가는 두 개 분기 이후의 메모리반도체 업황을 반영한다. 직전 분기 호실적이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 밖에 전날 뉴욕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32% 하락한 것도 이날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노 센터장은 “올 들어 중국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급감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이 밖에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대도시 락다운(전면 봉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처분 소득 감소 등으로 스마트폰과 PC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에 대한 의심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5nm(나노미터, 1nm=10억분의 1m) 이하 공정 수율(전체 생산품에서 양품의 비율)이 경쟁사 TSMC의 절반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얼마 전에는 미국의 글로벌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 엔비디아가 차세대 GPU인 ‘H100’ 4nm 공정을 TSMC에 맡긴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하기 위해선 파운드리 부문에서 시장 눈높이에 맞는 성과가 나와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게임최적화서비스(GOS) 논란은 삼성과 갤럭시라는 이름의 신뢰성에 큰 상처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주가가 바닥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9배다. 3개월 전(12.2배)과 1년 전(15.2배)보다 크게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2분기 낸드를 시작으로 3분기 D램 가격이 상승 반전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센터장은 “현 주가는 올해 추정 주가 범위의 하단에 있다”며 “2~3분기 중 주가가 바닥을 짚고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노 센터장도 “7만원 이하 주가는 락바텀(진저점)으로 보고 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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