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부부의 '법흥사터 초석 착석'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청와대는 7일 "문 대통령의 부처님에 대한 공경과 불교에 대한 존중은 한결 같다"고 밝혔다.
지난 5일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북악산 남측면 개방을 기념한 산행 중 법흥사터 연화문 초석에 앉은 모습이 공개되고, 불교계를 중심으로 '불교 문화유산 인식이 참담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 45번째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에서 "이틀 전 산행시 대통령 내외께서 법흥사 절터의 초석에 앉으신 것이 적절치 않다는 언론기사를 보고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난감하신 것 같았다"며 이같이 전했다.
박 수석은 "이 소중한 이야기의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는 시점에 말씀드리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문 대통령과 청와대 관저 뒷산 부처님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언젠가는 꼭 공개하고 싶었다"며 2017년 참모회의 당시 문 대통령의 말을 전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대통령 관저 뒤에 위치한 석불좌상이 경주 남산에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하며 "조사와 심의 결과 '경주 남산의 부처님이 맞다'는 결론이 나서 경주로 모셔가야 한다는 제안이 생기더라도 불교계의 의견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박 수석은 해당 석불좌상이 문 대통령의 예측대로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이었고 2018년 서울시 유형문화재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됐다며 "대통령의 안목에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론 부처님과 대통령의 인연이 꽃피운 연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지난 5일 산행을 마치고도 문 대통령은 그 불상 앞에서 합장하며 예를 올렸다고 박 수석은 전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이날 참모 회의에서도 "저는 천주교인이지만, 천주교의 교리와 불교의 진리는 결국 하나로 만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알렸다.
이어 "제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그 부처님(불상)을 제대로 모시게 된 것 역시 부처님의 가피(불교에서 부처나 보살이 중생에게 힘을 주는 일)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기도하고 있다"는 언급을 했다고 박 수석은 거듭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지난 5일 북악산 남측면 개방 기념 산행 도중 법흥사로 추정되는 절터의 연화문 초석에 앉아 설명을 듣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불교계의 비판에 직면했다.
문화재청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초석은 지정·등록문화재가 아니다"라면서도 "사전에 행사를 섬세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공감하며 앞으로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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