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를 개최하는 오거스타내셔널GC와 지역 주민 사이의 불편한 관계는 여기에서 비롯됐다. 최고급 시설을 자랑하는 오거스타내셔널GC와 담장 밖 분위기가 워낙 딴판이어서다. 7일(현지시간) 둘러본 ‘오거스타내셔널GC 바깥세상’은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싸구려 선글라스를 판매하는 가판대 사이로 여성을 상품화한다는 비난을 받는 ‘후터스’ 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주택마다 ‘주차비 20달러’란 팻말이 붙어 있다.
마스터스 대회를 찾은 패트론(갤러리)들에게 ‘잊을 수 없는 1주일’을 선사하고 싶은 오거스타내셔널GC의 마음에 들 리 없는 장면이다. 오거스타내셔널GC가 인근 부지를 야금야금 사들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곳에서 30년 넘게 살았다는 한 자원봉사자는 “오거스타내셔널GC가 매입한 부지가 어느새 골프장에서 약 1마일(1.6㎞) 떨어진 고속도로 ‘I-20’ 입구에 다다랐다”고 했다. 2년 전엔 오거스타내셔널이 골프장 앞 패스트푸드점 ‘웬디스’ 부지를 시세보다 6~7배 비싸게 샀다는 지역 언론(오거스타 크로니클) 보도도 있었다. 미국 골프닷컴은 “오거스타내셔널에 땅을 팔아 ‘백만장자’가 됐다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오거스타내셔널이 지난 3년간 우승상금을 1150만달러로 동결한 이유 중 하나로 ‘부지 매입비 마련’을 꼽는다. 주변 땅을 더 사기 위해 상금을 증액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마스터스대회로 3500만~4000만달러의 순이익을 내는 것으로 추정되는 오거스타내셔널이 적자를 기록한 해는 지금까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거스타 땅 사재기’에 골프장에 이어 헤지펀드 등 다른 지역 투자자까지 붙으면서 땅값은 더욱 뛰고 매물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오거스타에서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하는 데리야 마틴 씨는 “지금 오거스타에서 집을 사려면 알려진 시세보다 5~10% 정도 ‘웃돈’을 내야 한다”며 “최근 204.39㎡짜리 주택이 30만달러에 나왔는데, 실제로는 33만달러에 팔렸다”고 설명했다.
지역 주민들은 오거스타내셔널GC 덕분에 지역에 돈이 도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귀족들의 잔치’가 마냥 편하지만은 않은 모습이다. 언젠가 도시 전체가 골프장에 빨려들어갈 것이란 불안감을 느끼는 주민도 많다고 한다. 오거스타내셔널이 지역사회에 기부금을 내는 것도 이런 점을 감안한 것이다. 골프장은 2년 전에 주요 파트너인 AT&T, 뱅크오브아메리카(BoA), IBM 등과 오거스타시에 1000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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