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진 기자] 거친 목소리 뒤 숨겨진 부드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수 김기태. 그가 JTBC ‘싱어게인2’를 통해 무명가수에서 유명 가수로 발돋움하며 본격적으로 날갯짓을 시작했다.
이토록 매력적인 보이스지만 한계를 준다는 이면도 외면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빗나가게끔 와일드한 목소리에 절절하고 감성적인 멜로디를 내뱉으며 그만의 장르를 써 내려갔다. 거칠어서 더 아름답다는 모순적인 보이스의 김기태.
나비의 날갯짓은 이제 시작일 뿐. ‘섬세한 포효’,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가수 김기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화보 촬영 소감
“재미있고 신기했다. 잘 찍어주셔서 감사하다”
Q. 근황
“앨범이랑 콘서트 준비하면서 중간중간 들어오는 스케줄도 하면서 바쁘게 지내고 있다”
Q. ‘싱어게인2’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소감은?
“아직도 얼떨떨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기분 좋고 들뜨기보단 책임감과 사명감이 생기고 진중해진 느낌이 크다. 능력에 비해 과분한 결과를 받은 것 같아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은 생각만 있다”
Q. ‘싱어게인2’ 출연할 때는 어떤 마음이었나
“이미 반 정도 포기했던 상태였고 많이 내려놨을 때였다. 그쯤 아들이 생겼고, 아들이 나중에 컸을 때 아빠가 이런 엄청난 프로그램에 출연해 1라운드라도 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겁이 많은 성격이었는데 아들을 위해 출연한 것 같다”
Q. 아들이 나중에 커서 가수가 된다고 한다면?
“아버지가 내게 해주신 것처럼 나도 무조건 지지해줄 것 같다. 대신 내 목소리는 닮지 않고 맑은 목소리였으면 좋겠다(웃음). 내 목소리는 한계가 많기에 다양한 곡을 소화할 수 있는 보컬리스트가 됐으면 좋겠다”
Q. ‘싱어게인2’ 무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
“너무 많다. 모든 무대에 한계치를 끌어내고 쏟아냈다. ‘한숨’이란 곡은 내가 도전하기 힘든 곡이었지만 너무 하고 싶었던 곡이었다. ‘내가 이런 노래를 하면 대중들이 싫어하겠지’란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노래를 듣고 힘을 얻었다는 댓글을 남겨주셨다. 그래서 가장 많이 기억에 남는다”
Q, 막강한 라이벌이라 생각했던 출연자가 있다면?
“기억에 남는 세 분이 있다. 배인혁 형의 무대를 보면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가지게 된다. ‘어떻게 저렇게 무대를 할 수 있지?’ 싶으면서 존경스럽다. 나겸 누나와 서기님도 그렇고 라이벌이라기보다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다”
Q. ‘싱어게인2’ 심사평 중 가장 기억에 남은 말이 있나. 또는 꼭 만나보고 싶었던 심사위원은?
“이선희 선생님을 워낙 좋아해서 만나 뵙게 돼서 영광이었다. 음악적으로 경지에 이르신 분 같다(웃음). 유희열 선생님도 많이 뵙고 싶었던 분이다. 유희열 선생님께서 자신의 목소리를 믿으라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항상 긴장하고 목소리에 대한 걱정이 많은 내게 그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됐다”
Q. 허스키 보이스의 끝판왕이지 않나. 정작 본인의 음색 취향은 정반대였다고
“안 어울리는 곡이 많다. 그래서 다른 장르를 할 때 스스로에게 답답한 부분들이 있었다. 소리를 잘 타고나서 어떤 노래든 잘 어울렸으면 좋았을 것 같다. 고음에 있어 굴곡도 많다. 날 록 보컬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사실 록을 잘하진 못한다. 목소리는 거칠지만 내 취향은 섬세하고 아련한 발라드 쪽이라 고민이 많았다. 전에 김이나 심사위원님께서 너무 좋은 말을 해주셨다. 킹콩이 뜨개질하는 것 같다고. 시간이 흐를수록 너무 감사한 말이었다”
Q. 좋아하는 뮤지션은?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에 음악적인 방향이 많이 달라졌다. ‘노래를 잘 해야겠다’, ‘가수가 돼야겠다’는 생각보단 다른 일을 하더라도 소소하게 내 이야기, 사람들의 이야기, 힘들거나 슬픈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뒤늦게 故 김광석 님의 노래를 좋아하게 됐다. 예전엔 가창 위주로 먼저 들렸는데 어느 순간 노랫말이 먼저 들리더라. 이선희 선배님부터 이적, 유희열, 윤종신 선배님들도 너무 좋아한다. 음악적으로 잘 표현해 주시는 분들이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Q.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가수
“정승환 님. 그분의 보컬 색깔을 너무 좋아한다. 어떤 노래든 함께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다”
Q. 예능 출연도 많이 하던데. 출연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예능은 힘들다. 말을 잘 못 해서 쉽지 않다. 그래도 복면가왕은 꼭 나가보고 싶다”
Q. 슬럼프가 온 적은?
“한 달에 한 번씩 온다(웃음). 너무 많은 분이 응원해 주시고 기대해주셔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게 슬럼프다”
Q. 타고난 가수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노력형 가수라고
“맞다. 할 줄 아는 것도 없었는데 그나마 노래방 가는 걸 좋아해 노래라도 배워볼까 해서 시작했다. 음정, 박자는 당연히 못 맞췄고 음감 자체가 좋지 않았다. 잘하는 사람보단 항상 뒤처졌고, 아직도 밑에 머무는 느낌이다. 남들 열 번 연습할 때 난 백 번 해야 비슷하게 간다. 노력하지 않으면 무대에서 항상 실수한다. 재능이 없다고 생각한다(웃음)”
Q. 잘 알려지지 않은 곡 중에 주옥같은 곡
“오롯이 나만을 위한 노래를 하기 위해 케이큐브를 만들었다. 거기에 ‘You Don’t Have To Try’란 곡이 있는데 너무 애쓰지 말자는 가사의 노래다. 밝은 멜로디지만 톱니바퀴처럼 반복되는 생활 속에 언제까지 살아야 하냐는 의미다. 자신을 몰아넣지 말고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멜로디도 천 번 이상 바꾼 것 같다”
Q. 앞으로 어떤 노래를 들려주고 싶나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고 슬픔이나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렇게 삶의 이야기가 들어간 음악들을 만들고 싶고 부르고 싶다”
에디터: 정혜진
포토그래퍼: 서영록
의상: 에트오소메, 마틴플랜, 인비저블, 드마크, 홀리넘버세븐, 타미힐피거, 엠엘비
슈즈: 페프, 손신발
스타일리스트: 퍼스트비주얼 정민경 대표, 최정원 실장
헤어&메이크업: 다모메이크업 임지유 원장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