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8일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접수 명단을 보고 과연 민주당에서 반성과 쇄신이 가능한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당내 인사들을 향해 공개적으로 실망감을 내비친 것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우린 부동산 정책 실패로 정권을 넘겨줬는데 부동산 문제로 국민 실망시킨 분들이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7일까지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자 등록 접수를 마감했다. 당내에서는 “박 위원장이 부동산 관련 의혹이 제기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주민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노 전 실장은 충북지사, 박 의원은 서울시장에 후보자로 각각 등록했다.
노 전 실장은 청와대 재직 당시인 2020년 참모진에 다주택 처분을 지시하면서 자신은 보유하고 있던 서울 강남과 충북 청주 아파트 중 청주 아파트를 먼저 처분했다가 물의를 빚었다. 이후 노 전 실장은 강남에 있던 나머지 아파트도 매각했다.
박 의원은 ‘임대차 3법’ 중 하나인 전월세 5% 상한제 등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2020년 대표 발의했다. 그런데 그해 7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직전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 세입자에 임대료를 9% 올려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됐다.
박 위원장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도 “(대선 패배에)책임지겠다며 물러난 당대표도 후보자 등록을 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우리 민주당이 과연 대선에서 진 정당이 맞는지 반성하고 책임질 자세가 됐는지, 서로 잘 안다고 잘못된 선택도 눈 감아주는 온정주의가 민주당을 다시 패배의 늪으로 밀어 넣는 건 아닌지 심각하게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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