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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몇몇 주에서는 이미 자율주행 트럭이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로봇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우리 일상 곳곳으로 파고드는 로봇산업의 높은 잠재력에 투자할 시기다.”
로버트 쉬크 현대차증권 연구원(사진)은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쉬크 연구원은 국내 유일한 로봇 분야 애널리스트다. 2014년 현대차증권에 입사한 후 지금까지 8년째 로봇산업을 연구하고 있다. 그전에는 국내 한 로봇 회사에서 글로벌 마케팅 업무를 했다. 그만큼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로봇 관련 산업을 주목하면서 주식시장에서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삼성전자가 로봇과 메타버스를 신성장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로봇주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쉬크 연구원은 “로봇산업은 신생 업체나 적자 기업이 많기 때문에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며 “자율주행 솔루션을 개발하거나 센서, 내비게이션 등 로봇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국내 업체 가운데 현대차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현대차는 2020년 로봇 제어 분야 선도 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1조원을 들여 인수했다. 지난 1월 ‘CES 2022’에서는 로보틱스를 기반으로 한 ‘메타모빌리티’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쉬크 연구원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로 현대차는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로봇 기업 반열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부품 업체 중에는 삼성전기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카메라 모듈,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반도체 기판은 모두 로봇의 주요 부품이다. 중소형주 중에선 자율주행 솔루션 전문 기업인 유진로봇을 관심 종목으로 제시했다. 이 회사는 2017년 독일 가전업체 밀레그룹이 520억원가량을 투자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미국 주식 중에선 테라다인(TER), 트림블(TRMB), 아우스터(OUST)를 ‘톱픽’으로 꼽았다. 테라다인은 일본의 아드반테스트와 함께 세계 반도체 검사 장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협동로봇(collaborative robot·코봇) 점유율 1위 기업인 유니버설로봇을 2015년 인수하며 로봇 사업에 뛰어들었다. 자율이동로봇(AMR)과 협동로봇 분야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트림블은 위성 항법을 활용한 솔루션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 회사로 꼽힌다. 건설, 농업, 화물 운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 대신 로봇이 측량하고 데이터를 관리하도록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아우스터는 로봇 구동을 위한 핵심 부품인 라이다(LiDAR)를 생산한다. 라이다는 레이저로 대상을 탐지해 3차원 공간 정보를 인식하는 광학장비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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