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차장은 육사 40기 출신으로 1984년 소위로 임관했다. △국군보안사령관 수행부관 △국방부 정책기획국·국제협력국 △국방부 정책기획관실 정책기획차장 △합동참모본부 신연합방위추진단장 △제7기동단장 등을 맡은 군내 대표적인 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이 전 차장은 미국과의 인연이 깊어 한미동맹을 강화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영관 장교 때는 미국 테네시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명박 정부 당시 국방부 정책기획차장으로 일하며 한미안보협의회(SCM) 실무에 관여했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추진단장을 맡기도 했다.
이 전 차장 역시 한미동맹 강화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고 우리 군 자체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차장은 지난 대선부터 윤석열 당선인과 인연을 맺었다. 2018년 전역한 이후 한동안 외부활동을 하지 않던 이 전 차장은 지난해 8월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캠프에서는 사드 추가배치, 선제타격론, 국방혁신 4.0 등 당선인의 안보공약을 설계했다. 인수위원회 출범 이후로는 외교안보 분과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당선인이 이 전 차장을 임명한 배경에는 외교-안보 라인을 '원팀'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차장은 청와대 이전 작업을 책임지고 있는 김용현 전 작전본부장보다 육사 2기수 후배다. 김 전 본부장은 당초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됐으나, 청와대 경호처장을 맡으면서 이 전 차장을 국방장관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태효 외교안보분과 위원과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이 전 차장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실 안보정책담당관을, 김 위원은 대외전략기획관을 지냈다.
예비역 중장(3성) 출신이 국방부 장관으로 발탁된 것은 18년만이다. 2004년 참여정부 시절 임명된 윤광웅 전 장관이 해군 중장 출신이었고 그 이후로 임명된 8명의 장관 모두 대장 출신이다. 직책과 계급보다는 능력을 우선시하는 윤 당선인의 인사 철학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안보 라인 중에서 국방부장관 후보자를 가장 먼저 발표한 것은 북한의 무력도발과 국방부 이전 등으로 인한 안보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오는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 110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때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 외교가에서는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시험이 태양절 ICBM 발사를 위한 준비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청와대 이전으로 인한 국방부의 연쇄 이전 역시 한시적인 안보 공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소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국방부장관 후보자를 우선 임명함으로써 안보공백을 최소화하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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