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의 성장세가 뚜렷해지면서 관련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020년 바이오산업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고 생산 규모도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하지만 인력 공급이 관련 산업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많은 업체가 인력난을 겪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1년도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오·헬스 부문 인력 부족률은 3.2%로 12대 주력 산업 평균인 2.2%를 웃돌았다.
이 같은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교육부의 ‘신산업 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 지원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 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바이오·헬스 전문 기술 인력을 보급하는 핵심 통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개 대학을 선정해 학교별로 3년간 3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선정된 대학들은 학과를 개편하거나 신설하고, 교육 환경을 혁신하는 등 사업 추진 계획을 수립했다. 바이오산업 분야에서는 대구보건대 안동과학대 유한대 등 3개 대학이 선정됐다.
맞춤형 헬스케어 부문 신산업 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된 대구보건대는 기존 임상병리과에 바이오진단검사 전문가과정과 스마트 의료기기 전문가과정을 신설했다. 일선 임상 현장과 같은 환경에서 학생들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바이오진단검사 실습실, 바이오빅데이터 분석실, 스마트 의료기기 실습실 등 세 곳의 현장 미러형 실습실과 스마트 강의실도 새롭게 구축했다. 지난해 7월에는 의료기기규제과학(RA) 전문가 교육기관으로 지정돼 다른 학과 학생들도 바이오 부문 단기 직무교육 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첨단 분자진단 기술과 맞춤형 의료기기 제조 기술을 보유한 마크로젠, 씨젠의료재단, 로킷헬스케어, 엘엔케이바이오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맞춤형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협력체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 지역에 있는 안동과학대는 지난해 혁신신약 부문 신산업 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된 뒤 사업 주관 학과인 의약품질분석과를 올해 바이오백신제약과로 변경했다. 이어 실습실과 장비를 강화해 현장 중심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안동과학대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협약을 체결하고 산학 공동 교육체계 구축 및 취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권상용 안동과학대 총장은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작년 산학협력 우수 사례 경진대회 인력 양성 부문에서 교육부 장관상인 최우수상을 받았다”며 “지역 기업들이 원하는 현장실무형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부천의 유한대는 바이오헬스 부문 신산업 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 지원 사업에 선정된 뒤 유한생명바이오과를 신설했다. 이 대학은 유한양행 창업자인 고(故) 유일한 박사가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유한양행 유한화학 등과 협력해 공동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단백질의약품 생산 관련 실습 기자재를 기증받았다. 이를 통해 미러형 실습실을 열고 바이오리액터 등의 기자재를 도입하는 등 혁신 교육 기반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들 3개 대학은 올해 바이오 분야 교육 및 산학협력 성과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교육 콘텐츠와 비교과 프로그램 등을 공동 개발 및 운영하고, 현장실습 플랫폼을 공유하기로 했다. 산학 공동 기술 개발 및 사업화 추진 등을 함께 진행해 산학협력 교육 프로그램의 시너지 효과도 높이기로 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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