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까지 2차전지주는 하락세를 보였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대표적 성장주인 2차전지 관련주의 미래 가치 할인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니켈 리튬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도 커졌다.
반등의 계기가 된 것은 탄탄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1분기 25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58.0% 웃돈 어닝서프라이즈였다. 영업이익률은 6.0%로 시장 예상치인 3.7%를 상회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LG에너지솔루션 실적 발표를 통해 2차전지주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일정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 인상분을 소재업체는 배터리업체에, 배터리업체는 완성차업체에 일부 전가하고 있다”며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가격을 인상하고 있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반사 수혜로 전기차 수요는 탄탄한 상태”라고 말했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 2차전지 관련주 가운데 52주 최고가 대비 낙폭이 가장 큰 종목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48.39%)다. 솔루스첨단소재(-40.56%) 일진머티리얼즈(-30.41%) 등도 하락 폭이 컸다.
상승 여력을 의미하는 목표주가 괴리율도 참고할 만하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 종목 중 상승 여력이 가장 큰 종목은 알루미늄 양극박 업체인 동원시스템즈(67.22%)다. 이 밖에 후성(64.56%) SK이노베이션(56.50%) 삼성SDI(52.52%) SK아이이테크놀로지(48.64%) 대주전자재료(42.71%) 순으로 목표주가와의 차이가 컸다.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투자 매력이 커진 종목도 눈여겨볼 만하다. 삼성SDI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6.9배로 3개월 전(29.8배)보다 낮아졌다. 다른 완성 배터리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 CATL 대비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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