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중고차도 영업용으로 쓸 수 있어야

입력 2022-04-11 13:19   수정 2022-04-11 13:56


 -차령, 고정 운행 기간을 탄력 적용으로 바꿔야

 2020년 기준 국내에 등록된 영업용 자동차는 모두 174만대 가량이다. 승용차가 114만대로 가장 많고 화물이 42만대, 버스를 포함한 승합은 12만대, 특수 부문이 6만대 가량이다. 이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승용 부문은 대부분 대여사업에 활용되는 렌터카와 영업용 택시를 의미한다. 전국에 등록된 택시가 약 23만대 정도임을 감안하면 91만대 가량이 렌터카라는 의미다. 물론 2021년을 기준하면 렌터카는 100만대에 육박한 99만대까지 늘어났다. 

 이들 영업용 승용차는 자가용과 달리 주행하는 시간과 거리가 상대적으로 길다는 점에서 유상운송에 사용 가능한 자동차의 구입 및 운행 가능한 기간을 법률로 정해놨다. 흔히 말하는 차의 나이, 즉 차령(車齡)이다. 먼저 구입 가능한 차령은 승용은 1년, 승합 및 특수는 3년 이하다. 그리고 렌터카 및 택시로 구입할 때 1년 이하 승용차는 용도 및 배기량에 따라 사용 가능한 기간도 설정했다. 개인택시는 5년을 기본으로 하되 배기량이 2,400㏄ 미만은 7년, 2,400㏄ 이상은 9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배터리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 등의 친환경차는 9년으로 정했다. 같은 친환경차라도 하이브리드 택시는 일반 내연기관과 마찬가지의 차령 규제를 적용하는 중이다. 물론 경제적 상황 등을 고려해 간혹 차령을 연장하기도 하는데 어디까지나 일시적 연장일 뿐 차령 제한은 오랜 시간 제도적으로 고착화 됐다.

 하지만 같은 영업용이라도 대여용으로 사용되는 렌터카는 중형까지 5년, 대형차는 8년으로 규정했는데 친환경차는 별도 분류하지 않아 배터리 전기차라도 대여용으로 사용 가능한 기간은 5년이 고작이다. 한 마디로 같은 영업용을 기준할 때 친환경차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셈이다. 

 그런데 영업용 자동차의 구입 및 사용 기간을 제한한 이유는 안전 때문이다. 차령 규제가 없으면 지나치게 노후화 된 차도 영업용으로 사용할 수 있어 운전자 및 탑승자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어서다. 그러나 충돌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차령 제한이 생긴 시점이 30년을 훌쩍 넘어 자동차의 품질 향상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차령 제한을 찬성하는 곳은 법인택시를 운전하는 단체와 완성차회사다. 운적을 직업으로 삼는 만큼 노후 차에 대한 우려를 표한다. 그리고 자동차회사는 차령이 있어야 운행하던 차를 처분하고 사업자가 새 차를 구매하니 차령 제한 완화에 반대한다. 일종의 고정 매출인 셈이다. 반면 사업자는 30년 전과 지금의 자동차 품질이 동일하지 않은 만큼 차령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업자는 차를 오래 쓸수록 이익이 증대하니 당연한 주장이다. 쉽게 보면 영업용 차의 나이도 각각의 시각에선 이해 관계가 충돌하는 셈이다. 

 그래서 나오는 대안이 영업용으로 사용할 경우 차의 전체 나이를 적용하자는 주장이다. 현재 개인택시 기준으로 사용 가능한 차령은 1년 미만의 새 차로 최장 5년까지다. 그런데 해당 사업자가 2년 미만의 중고차를 투입하면 운행 가능 기간은 4년으로 줄이는 방식이다. 2022년식을 구입해 2027년까지 사용하는 것과 2021년식을 도입해 2026년까지 사용하는 것 가운데 선택을 하도록 하자는 방안이다. 이 경우 대여사업자도 2년 미만을 빌려주되 최장 대여 기간은 5년에서 4년으로 줄이면 된다. 한 마디로 영업용 사용이 시작되는 구간과 끝나는 구간이 일정 차령 안에서 유지되는 방안이지만 사업자로선 운행 기간의 선택권이 주어져 운용의 폭이 훨씬 넓어지는 셈이다. 게다가 도입 차종의 나이를 늘려주면 중고차 구매도 활성화돼 최근 대기업의 중고차 진출에 따른 중소 사업자 영역도 확대될 수 있다. 게다가 출발 지점만 다를 뿐 영업용으로 사용이 제한되는 종착점은 모두 동일 기간이어서 품질 논란도 없다. 올해 2020년식 중고차를 영업용에 투입했을 때 차령은 최장 5년이니 사용 가능한 기간도 3년으로 줄어든다는 뜻이다. 

 사실 차령 제한은 자동차의 품질 측면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요즘은 고장도 잘 나지 않는다. 그래서 정비 사업도 내리막이다. 게다가 정비업은 친환경차 증가로 향후 폐업을 고려하는 사람도 많다. 이런 가운데 영업용 차령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전혀 무리가 없다. 고정된 일정 기간을 정해 놓고 출발점과 도착점을 선택하게 만드는 방안은 규제 완화가 아니라 정책의 탄력성을 십분 발휘하는 것이니 말이다. 

 권용주(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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