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팩토는 최근 사노피 종양부문 총괄 임상의를 지낸 티모시 알렌(사진)을 미국 법인인 메드팩토 테라퓨틱스의 임상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회사는 그에게 메드팩토의 TGF-β 저해제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인 '백토서팁' 글로벌 임상 중책을 맡겼다.
메드팩토는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대장암 임상 3상 시험계획(IND) 제출을 앞두고 있다. 메드팩토 전체 파이프라인 가운데 임상 진도가 가장 빠르다.
메드팩토가 작년 11월 미국법인을 세우고 글로벌 제약사에서 임상과 품목 허가 경험을 쌓아 온 알렌 부사장을 임상 총괄로 영입한 배경이다. 알렌 부사장은 제넨텍과 로슈, 머크, BMS 등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알렌 부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지금까지 한국에서 차곡차곡 확보한 백토서팁 임상 데이터를 발판으로 글로벌 임상에 나서겠다"며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품목허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메드팩토는 현재 백토서팁과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를 병용으로 하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적응증은 대장암이다. 연내 FDA에 IND를 제출한다.
알렌 부사장은 "현재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대장암, 췌장암, 폐암 외 다른 고형암에 대해서도 백토서팁이 자신감을 가질 만하다"며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3차 치료제로 임상을 준비중인 대장암 적응증을 빠른 시일 내에 1,2차 치료제로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임상 설계 변화 가능성도 내비쳤다. 메드팩토는 유일한 임상 후보물질(전임상 제외)인 백토서팁 하나를 13개 프로젝트로 쪼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인 임상 프로토콜"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해외에서 트렌드가 되고 있는 '바스킷(basket), 심리스(seamless)' 방식의 임상에 견준 것이다.
알렌 부사장은 "백토서팁은 지금까지 한 단계 한 단계 임상 결과를 확인하는 전략을 택해왔고 이는 매우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의사결정"이라며 "이런 전략이 백토서팁의 초기 임상에 매우 잘 들어맞았다"고 했다.
다만 그는 "앞으로의 글로벌 임상에서 이런 전략을 그대로 유지할 지, 다른 전략을 택할 지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백토서팁을 비롯해 앞으로 메드팩토가 도입할 후보물질은 적응증이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에 (바스킷·심리스 임상이) 충분히 논의될 수 있다"고 했다.
메드팩토는 최근 백토서팁 용량 변경 이슈로 홍역을 치렀다.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백토서팁과 키트루다 병용 국내 임상 1상의 용량 변경(1일 2회 300㎎→1일 2회 200㎎) 신청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 2명이 각각 중증피부독성과 간독성으로 사망했고, 메드팩토는 후속 조치로 용량 변경을 시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런 사실이 올해 초 공개되자 주가는 급전직하했다. 작년 말 6만원대였던 주가는 현재 3만원 수준에서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알렌 부사장은 "어떤 치료제도 이상반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임상에서 병용요법은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지만 부작용 역시 커지는 것에서 자유로운 적이 없다"고 했다.
그가 강조한 건 '위험 대비 거둘 수 있는 치료 효과'다.
알렌 부사장은 "우리가 개발하는 약이 환자의 병을 낫게 한다는 측면에서 어떤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며 "이 약으로 누구를, 왜 치료하는지를 고민하고 이 기준에서 리스크 대비 치료 효과가 얼마인지 항상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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