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이은해, 고유정·엄인숙 능가하는 사이코패스?

입력 2022-04-11 10:53   수정 2022-04-11 14:48



보험금을 노리고 내연남과 공모해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은해가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1일 '가평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로 지목된 이은해에 대해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유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막살인' 사건 가해자 고유정과는 차원 자체가 다르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물놀이 동영상 등을 보면) 전혀 공감능력을 읽을 수가 없다"라고 분석했다.

앞서 신의진 연세대학교 소아정신과 교수는 최근 YTN '뉴스큐'에 출연해 "반사회적 인격장애는 타인의 마음을 이해 못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이용, 화가 나면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다"며 피해자인 남편 A (사망당시 39세)씨가 '가스라이팅'을 당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A 씨는 공범이자 이은해의 내연남인 조현수에게 "이은해에게 쓰레기라는 말을 듣고 있지 않다"며 "나도 현수처럼 은해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내용 등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 교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피해자의 정신을 조정하고 무조건 죄책감 없이 뒤집어씌운다"며 "피해자는 소위 가스라이팅을 당해 정신을 놨고 그러면서 이미 자기방어를 못 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추측했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2019년 6월 30일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하지 못하는 A 씨에게 다이빙시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같은 해 2월 복어 피가 섞인 음식을 A 씨에게 먹이고, 그해 5월 A 씨를 낚시터 물에 빠뜨려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A 씨 명의로 된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 교수는 이번 사건이 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고유정 사건'과 유사하다고 봤다.

그는 "둘 다(이은해, 고유정) 여성이고 한 때 굉장히 친밀한 사람을 이용해 범죄까지 저지른 사건으로 친밀한 사람을 공격하고 자기의 이익을 위해 편취한 게 유사하다"고 말했다.

고유정은 이혼한 전 남편을 제주 숙박업소에서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한 혐의 등으로 무기징역이 확정돼 수감 중이다.

고유정은 2013년 피해자인 전남편과 결혼해 2014년 아이를 낳고 2017년 이혼 조정을 했다. 친권과 양육권이 고유정에게 갔고, 전남편이 아이를 한 달에 2번 면접 교섭하는 조정이 성립된다. 하지만 고유정은 아이를 아빠에게 보여주지 않았다. 1년 넘게 상황이 반복되니까 피해자가 면접교섭권 이행을 하라고 법원에 신청한다. 고유정은 세 번이나 출석하지 않아 과태료를 받고 출석했다.

고유정은 제주 여행을 계획했다. 피해자가 2년 만에 아이를 만나는 자리였다. 마트 주차장에서 만나 수박, 카레 식재료를 사고 예약한 무인 키즈펜션으로 갔다. 고유정은 아이에게 방에서 비디오게임을 하게 하고 준비한 식도로 남편을 살해했다.



고유정은 다음 날 아이를 친정집에 데려다 놓고 본인은 펜션에서 시신 훼손과 청소했다. 제주도 마트에서 다양한 물건을 구입해 친정으로 택배 배송을 시켰다. 세제, 락스, 고무장갑 같은 청소용품들을 샀다. 이렇게 하고 나서 여객선에 올라서 밤에 사람들이 없는 틈에 쓰레기를 버렸다. 또 이미 사망한 피해자의 핸드폰으로 “성폭행 미수로 고소하겠다”는 문자를 보내고, “미안하게 됐다. 고소는 하지 말라”는 답문을 받는 자작극을 꾸몄다. 시신의 일부도 찾지 못한 유족은 모자에 남아 있던 머리카락으로 장례를 치러야 했다.

고유정 이전에 유명(?)한 여성 범죄자로는 사이코패스 엄인숙이 꼽힌다.

이른바 '엄여인 보험 살인 사건'의 당사자인 그는 2005년 보험금을 타내려고 남편과 가족을 살해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20대 중반의 보험설계사였던 엄인숙은 두 번 결혼했는데 남편을 모두 살해했다. 범행 수법은 남편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핀으로 눈을 찔러 실명시키고, 얼굴에 끓는 기름을 부어 화상을 입히는가 하면 배를 주방용 칼로 찔러 치료받다가 죽게 했다. 엄 씨는 남편들을 살해한 후 수억 원의 보험금도 챙겼다.

엄 씨의 보험금 사냥은 직계 가족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어머니의 눈을 바늘로 찔러 실명하게 했다. 오빠에게는 수면유도제를 탄 술을 먹이고 양쪽 눈에 염산을 부어 실명시켰다. 또 세 들어 살던 아파트에 불을 질러 집주인을 살해했고, 보험금을 타내려고 입원 중이던 병원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지르려다가 미수에 그쳤다. 엄 씨는 현재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후반 아버지와 여동생에게 독약을 먹여 살해해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연쇄살인범으로 불리는 김선자가 1997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후 사형이 집행된 적이 없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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