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머리를 감으면 흰 머리가 염색되는 이른바 '염색 샴푸' 시장에 본격 참전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새치 커버와 탈모 증상 완화 효과를 갖춘 신제품 '려 더블 이펙터 블랙' 샴푸와 트리트먼트 제품을 오는 14일 이마트와 온라인쇼핑몰 SSG닷컴, G마켓에서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려 블랙 샴푸는 매일 샴푸와 트리트먼트를 사용해 머리를 감으면 일시적인 염색으로 새치를 가리는 효과를 내는 제품이라고 아모레퍼시픽은 소개했다.
신제품은 정식 출시 전 2주가량 진행된 품평단 조사에서 새치 커버 만족도가 99%에 달했다고 회사는 전했다. 아울러 국내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준수했다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흑삼화 인삼, 검은콩, 갈근 등 한방 유래 성분이 함유된 '블랙 토닝(Black ToningTM)' 기술 성분이 모발 표면에 달라 붙어 새치를 점점 어둡게 누적 코팅시켜 일시적으로 자연스러운 새치 커버 효과를 준다. 이와 함께 독자 기술인 진센루트셀(Ginsen Root CellTM)은 모근과 두피 강화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려 블랙 샴푸는 이마트, SSG닷컴, G마켓 등 신세계그룹 계열 유통채널에서 다른 곳보다 약 한 달 먼저 선보인다.
이는 이마트, 쓱닷컴, G마켓 등 신세계 유통 3사의 통합 마케팅 전략을 취한 결과다. 이마트는 경품 이벤트, 온라인 쇼핑몰인 SSG닷컴과 G마켓에서는 온라인 기획전과 라이브커머스(라이브방송)를 운영하며 지원에 나선다.
3사는 앞서 유한킴벌리 생리대와 LG생활건강 닥터그루트 샴푸 등을 공동으로 선 출시한 바 있다.
K뷰티 대표주자인 아모레퍼시픽의 출사표로 이른바 '염색 샴푸' 시장을 놓고 업체들의 본격 경쟁이 시작되는 모습이다.
출시 9개월도 안 돼 600억원가량 매출을 낸 '모다모다' 샴푸가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상황에서 화장품 기업들이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은 것. 아모레퍼시픽뿐 아니라 2010년대 인기를 끈 화장품 로드숍 토니모리도 염색샴푸 시장에 뛰어들었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론칭한 모발관리 브랜드 '튠나인(Tune9)'을 통해 염모 기능성 새치 샴푸를 출시했다. 국내 K뷰티 쌍두마차인 LG생활건강의 경우 현재 관련 사업을 검토 중으로 전해졌다.
국내 사업 철수 위기에 놓였던 모다모다의 경우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 권고로 일단 시간을 벌었다. 국무총리실 산하 규개위가 지난달 28일 모다모다 샴푸에 들어간 핵심 성분인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rihydroxybenzene·이하 THB)을 화장품 사용 금지 원료로 지정한 식약처에 재검토를 권고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모다모다는 이해신 KAIST(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 석좌교수와 모다모다샴푸를 공동 개발해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첫 선을 보였고, 같은해 8월 국내에도 출시했다. 머리를 감으면 새치가 염색된다는 입소문에 단기간에 국내에서만 300억원 상당 매출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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