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종합 반도체 기업 인텔은 30억달러(약 3조7000억원)를 투입해 만든 오리건주 힐스보로 연구공장 '모드3'를 공개하며 반도체 제조 기술 선두를 탈환하겠다고 강조했다.
11일(미국 현지시간) 인텔은 미국 오리건주 힐스보로에서 모드3 가동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인텔 경영진과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 등 미 정계 인사까지 참석했다.
해당 공장은 인텔의 론러 에이커스 캠퍼스에 있는 D1X 공장(약 7587평)을 확장한 것으로, 인텔은 지난 3년간 D1X 공장 내 모드3의 증설을 위해 약 30억달러를 투자했다. 이 공장은 인텔의 글로벌 기술개발본부로 제품 로드맵을 뒷받침하고 각종 기술을 선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모드3에선 새로운 클린룸 공간(극도로 낮은 공기 중 미립자를 유지하는 특수 웨이퍼와 칩 처리 공간)이 운영된다. 인텔은 이를 통해 생산능력 20%를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이 목표다. 인텔은 모드3의 클린룸 면적이 미식축구경기장 4개를 합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인텔은 창설 이래로 '무어의 법칙'을 끊임없이 발전시키는 데 노력해왔다"며 "이 공장은 인텔의 IDM 2.0 전략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로드맵을 제공하는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IDM 2.0 전략은 기술 혁신 등을 위한 투자 가속화 등을 통해 반도체 종합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인텔은 이날 모드3 공개와 함께 캠퍼스 이름을 창업자의 이름을 따서 '고든 무어 파크'로 명명한다고 밝혔다. 고든 무어는 무어의 법칙으로 유명한 인텔 설립자로, 반도체 집적회로 성능이 2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것이 골자다.
앤 켈러 인텔 수석 부사장은 "반도체는 미국의 기술 리더십과 글로벌 경제, 공급망 탄력성의 핵심"이라면서 "인텔은 프로세서와 패키징 연구개발(R&D)의 주도권을 쥐고 미국에서 대량의 첨단 공정 반도체를 생산하는 유일한 회사"라고 강조했다.
겔싱어 CEO는 전세계를 휩쓴 칩 공급난과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적극적 반도체 제조 육성전략에 발맞춰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인텔은 애리조나, 오하이오, 독일에 새 공장을 짓는 데 800억달러(약 98조9000억원)를 투자하고 칩 연구에 박차를 가한다. 이어 2024년 하반기 18A(옹스트롬) 노드를 제조하고 2025년 반도체 선두자리를 탈환하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겔싱어 CEO는 2025년부터 1.8나노미터(㎚) 공정에서 제품을 생산해 대만 TSMC,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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