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5% 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은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부문의 CPI는 1년 전에 비해 32.0% 올랐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1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3월 CPI가 발표되기 전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2월 CPI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그 영향이 반영되는 3월 CPI는 엄청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식품 부문은 같은 기간 8.8% 뛰었다. ‘세계의 곡창지대’라 불리며 세계 밀 수출량의 12%를 차지하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운송과 경작이 멈춘 영향이다. 천연가스에서 추출하는 비료 공급도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로 어렵게 됐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1년 전에 비해 6.5% 상승하며 예상치에 부합했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분류됐던 Fed 인사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0.5%포인트 금리 인상은 명백히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다”며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연 2.25~2.5% 범위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미국은 201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현재 연 0.25~0.50%인 기준금리가 연 2.25~2.5%까지 상승하려면 최소 두 번의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 에번스 총재는 투표권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이달 초 기준금리가 연 3%대까지 인상돼야 한다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말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Fed의 대표 비둘기파로 꼽혔던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도 최근 입장을 선회했다. 그는 “물가 상승 억제가 최우선 과제”라며 “이르면 다음달 빠른 속도로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를 시작하고 기준금리도 연속해 올릴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만 해도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경기부양책 축소를 서두르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등 Fed 비둘기파를 대표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 선물은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3월 CPI가 발표된 직후 S&P500 선물은 1.1%, 나스닥100 선물은 1.8%, 다우지수 선물은 0.6% 상승했다. 장 중 2.82%까지 올랐던 미국 국채 수익률도 소폭 낮아져 2.73%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캐서린 저지 CIBC캐피털마켓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가가 하락했기 때문에 3월이 인플레이션의 정점”이라고 해석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에너지 가격 급등이 원인
미국 노동부는 올 3월 CPI가 1년 전보다 8.5% 올랐다고 12일 발표했다. 1981년 12월(8.9%)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전달 상승률(7.9%)은 물론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8.4%)를 소폭 상회했다. 미국 CPI는 6개월째 6%대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전월 대비로는 1.2% 올라 2005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부문의 CPI는 1년 전에 비해 32.0% 올랐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1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3월 CPI가 발표되기 전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2월 CPI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그 영향이 반영되는 3월 CPI는 엄청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식품 부문은 같은 기간 8.8% 뛰었다. ‘세계의 곡창지대’라 불리며 세계 밀 수출량의 12%를 차지하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운송과 경작이 멈춘 영향이다. 천연가스에서 추출하는 비료 공급도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로 어렵게 됐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1년 전에 비해 6.5% 상승하며 예상치에 부합했다.
빅스텝 두 번 밟을 가능성도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Fed의 빅스텝 가능성에 힘이 쏠리고 있다. CPI는 Fed가 금리 정책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주요 지표다. Fed는 다음달 3~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가 다음달 회의에서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문제 등으로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5월과 6월 연속 빅스텝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이 이코노미스트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Fed가 5월과 6월 두 번 연속 0.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응답이 과반을 차지했다.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분류됐던 Fed 인사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0.5%포인트 금리 인상은 명백히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다”며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연 2.25~2.5% 범위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미국은 201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현재 연 0.25~0.50%인 기준금리가 연 2.25~2.5%까지 상승하려면 최소 두 번의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 에번스 총재는 투표권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이달 초 기준금리가 연 3%대까지 인상돼야 한다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말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Fed의 대표 비둘기파로 꼽혔던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도 최근 입장을 선회했다. 그는 “물가 상승 억제가 최우선 과제”라며 “이르면 다음달 빠른 속도로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를 시작하고 기준금리도 연속해 올릴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만 해도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경기부양책 축소를 서두르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등 Fed 비둘기파를 대표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 선물은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3월 CPI가 발표된 직후 S&P500 선물은 1.1%, 나스닥100 선물은 1.8%, 다우지수 선물은 0.6% 상승했다. 장 중 2.82%까지 올랐던 미국 국채 수익률도 소폭 낮아져 2.73%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캐서린 저지 CIBC캐피털마켓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가가 하락했기 때문에 3월이 인플레이션의 정점”이라고 해석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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