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패스 기업' 키우는 조달청…혁신제품 해외 진출 '징검다리'

입력 2022-04-12 15:41   수정 2022-04-12 15:42


조달청의 해외 조달시장 진출 유망기업(지패스 기업·G-PASS)들이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조세를 보인다. G-PASS 기업의 지난해 수출 실적은 12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7억4000만달러보다 69.1% 증가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 증가율 25.7%를 크게 상회한 수치다.
○떠오르는 신생 수출기업집단 지패스
조달청에 따르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해외 조달시장이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보수적인 조달시장의 특성상 자국 기업 우대정책을 비롯한 여러 가지 까다로운 요건 등으로 기업 단독의 노력만으로는 해외 조달 진입이 쉽지 않다. 세계 각국의 조달시장에 대한 정보 제공 및 외국 조달기관과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각종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 제공과 같은 정부 차원의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조달청은 우리 기업들의 해외 조달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2013년부터 해외 조달시장 진출 유망기업(G-PASS 기업)을 심사를 통해 지정하고 있다. 지패스 기업은 조달 물품의 품질, 기술력 등이 우수한 국내 조달기업 중 조달청이 해외 조달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선정한 중소·중견기업이다. 지정받은 기업들은 해외 조달전시회 단체 참가 및 개별 참가 지원, 수출 컨소시엄 파견,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개최, 해외 입찰 제안서류 작성 및 미 연방정부 다수공급자계약(MAS) 등록 지원 등 여러 지원을 받는다.

또 수시 무역실무 교육과 권역별 해외 조달시장 진출 전략 설명회에 참가하는 등 해외 진출 역량 강화 사업을 받고 있다. 조달청 관계자는 “해외 조달시장 진출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라면 기업별 생산 품목 및 특성에 맞는 해외 조달시장을 목표로 세워 해외시장 진출에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베트남 시장 적극 공략
지패스 기업은 제도 도입 첫해인 2013년 95개 기업으로 출발했다. 지난달 말 현재 1056개로 약 11배 이상 대폭 증가했다. 지패스 기업의 수출 실적은 1억4000만달러에서 지난해 말 12억5000만달러로 약 8.9배 늘었다. 지패스 기업의 수출국 중 미국과 베트남은 제도 도입 초기부터 현재까지 가장 큰 수출 시장이다. 눈에 띄게 수출 비중이 증가한 국가는 베트남이다. 2014년 5.8%였으나 지난 2월 기준으로는 13.2%로 큰 폭으로 늘었다. 대만, 중국, 일본도 상위 교역국에 포진하고 있다. 수출 품목군은 기계장치가 제도 도입 초기부터 현재까지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과기의료는 2014년 7.3%에서 2월 기준으로 13.6%로 약 2.8배 증가했다. 반면 전기·전자는 26.7%에서 14.7%로 수출 비중이 가장 크게 하락했다. 조달청 관계자는 “과기의료 품목의 수출 증가는 제품의 우수한 기술력 및 코로나19로 인한 K방역의 효과로 볼 수 있다”며 “국산 마스크, 손소독제, 진단키트 등이 크게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도 조달청은 지패스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입·낙찰정보 제공, 전문인력 양성 등 직·간접 지원 사업 등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입·낙찰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국제무역센터 입찰 정보를 해외 조달정보센터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조달청은 해외 조달시장 전문인력 양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또 나라장터 엑스포 연계 수출상담회(4월), KOTRA, 외교부와 공동으로 공공 조달 수출상담회(5월) 등을 통해 조달기업의 해외 바이어 발굴을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해 국내 방역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K방역 통합 지원사업을 12월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우수 조달기업에 수출역량 강화 및 현지 조달 업체와의 공급계약까지 종합 지원하는 2개년 패키지형 전략기업 육성 사업도 벌이기로 했다. 유엔 등 해외 조달시장에 직접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에 입찰제안서 작성을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해외 조달시장 공략 사업도 마련
조달청은 12조80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해외 조달시장에 국내 우수 중소기업의 진출을 돕는 다양한 지원 사업도 벌이고 있다. 해외 조달시장은 국가별 조달법령, 언어, 자국 기업 우대 등 정보의 분산성 및 폐쇄성 등으로 인해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해외 지원사업의 수출성과 창출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접근이 요구되기 때문에 조달청은 매년 정기적으로 다양한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오는 11월에는 글로벌 ‘공공 조달 수출 상담회(GPPM)’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 행사는 국제기구, 해외 발주기관 및 해외 바이어를 초청해 수출상담회, 설명회 등을 여는 국내 최대 해외 조달 수출상담회다. 지난해 2100만달러 수출 상담이 진행되는 등 2016년 최초 개최 이래 매년 해외 바이어와 우수 중소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끌어내고 있다. 해외 조달시장 진출 설명회는 5개 국제기구 연사가 참여해 기구별 특성과 진출에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수출상담회는 업체 혼자서는 개척하기 힘든 양질의 바이어를 접촉할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 바이어와의 만남이 힘들었던 지난해에도 바이어 48여 명과 수출상담업체 106개사가 참여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는 혁신기업 제품 설명회와 혁신제품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진출 설명회를 추가하는 등 더 알차게 마련했다. 이외에도 K방역 해외 조달시장 통합지원사업,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KOPPEX) 연계 수출 상담회, 혁신제품 미주시장 개척단 등의 지원사업을 통해 해외 바이어와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계획이다. 다양한 나라의 인증 절차 정보 제공과 해외기관에 직접 입찰할 수 있도록 자격조건, 유통조건, 입찰서작성 방법 등 마케팅 전략도 지도할 방침이다. 조달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포화상태인 국내 조달시장을 벗어나 해외 조달시장에 많이 진출하도록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성장 발판 역할을 꾸준히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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